서욱 국방장관 “북 순항미사일, 한미연합자산으로 탐지”

서욱 국방부 장관이 1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91회 정기회 외교·통일·안보에 관한 대정부질문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1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91회 정기회 외교·통일·안보에 관한 대정부질문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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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의 서욱 국방부 장관은 북한의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한미연합자산으로 탐지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서욱 한국 국방부 장관은 14일 한국과 미국 군 당국이 북한의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탐지했다고 밝혔습니다.

서 장관은 이날 한국 국회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이같이 밝히며 “초기 분석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 장관의 발언은 앞서 한미 군 당국이 북한 순항미사일을 탐지하지 못했다는 일부 한국 언론 보도를 정면 부인한 것입니다.

서욱 한국 국방부 장관 :저희 한미연합자산으로 탐지를 했는데 초기 분석을 하고 있고 자세히 말씀 드릴 수 없지만 추후에 필요하다면 다음에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한미공조 하에 세부내용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다만 서 장관은 한미연합자산 관련 정보가 노출되는 것을 우려하며 구체적인 탐지 시점과 방식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서 장관은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 의도에 대해서 “북한이 8차 당대회에서 5개년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말한 바 있는데 그에 따른 시험 발사인 것으로 평가하고 이것을 공개한 것은 무력 시위 의도도 일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의 순항미사일 기술 수준에 대해서는 “2000년대 초부터 개발한다는 동향을 알고 있었다”며 “축적된 기술을 통해 신형 순항 미사일 개발을 본격화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서 장관은 ‘북한의 순항미사일에 소형 핵탄두 장착이 가능하냐’는 질의에 대해서는 “한계치에 있는데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서 장관은 “북한의 순항미사일 탐지 및 요격 능력을 갖추고 있는데 앞으로 촘촘하게 확인해보고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보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서 장관은 북한이 다음달 10일 노동당 창건기념일이 아닌 지난 9일 열병식을 연 이유에 대해서는 “집권 10년차를 자축하고 북한 내부가 침체돼 있는 것을 전환”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또 북한이 심야시간에 열병식을 연 것은 “극적인 연출 효과를 노렸고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키면서 일부 탐지자산이 제한되는 것을 이용한 것”으로 추측했습니다.

북한의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서 장관의 분석도 이어졌습니다.

서 장관은 “북한 스스로 코로나19 환자가 없다고 하지만 이런저런 모습을 보면 코로나19 환자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공개한 열병식 영상에서 주황색 옷을 입고 방독면을 쓴 부대가 비상방역종대로 소개된 것에 대해서는 “북한이 코로나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해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바라보았습니다.

다만 북한의 비상방역종대가 계속 유지될 것인지는 추가적으로 확인해보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의용 한국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에게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생각하느냐’라는 질의에 대해 “한반도 비핵화는 김정은 총비서가 인민들 앞에서 직접 한 약속”이라고 밝혔습니다.

정 장관은 이어 “김정은 총비서가 약속한 내용을 행동에 옮기도록 계속 압박하고 협상을 통해 유도해 내는 것이 현실적인 대책”이라고 말했습니다.

정의용 한국 외교부 장관 :김정은 당시 위원장이 직접 서명을 했습니다. 자신의 소위 인민들 앞에서 직접 한 약속입니다. 그래서 아무리 북한이 1인 지도체제라고 하더라도 인민들한테 직접 약속한 내용에 대해서는 김정은 총비서로서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 장관은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 8차 당대회에서 4년간 핵무기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왔다고 밝혔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대내적 메시지라고 보고 있다”고 평가절하했습니다.

정 장관은 또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가 4.27 선언과 9.19 선언을 위반한 게 아니냐’는 질의에 대해서 “두 선언에 순항미사일에 대한 내용은 없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한편 김부겸 한국 국무총리는 ‘북한의 영변핵시설 재가동이 남북 간 합의를 위반한 것이 맞냐’는 질의를 받고 “남북 간 신의성실 원칙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정 장관도 같은 질의에 대해 “합의 내용의 위반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합의 정신에는 반하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은 지난 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영변 핵시설 재가동이 남북 합의 위반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김 총리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보고서를 발표하기 전에 관련 사실을 보고 받았느냐’는 질의에 대해서는 “못 받았다”고 답했습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양성원,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