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영우 전 수석 “북 잇단 미사일 발사, 핵무력 강화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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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최근 장거리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했습니다. 이같은 북한의 행동은 핵무력을 강화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는 해석이 한국 내에서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16일 한국의 경제사회연구원이 온라인으로 주최한 대담에서 북한의 잇달은 미사일 발사는 핵무력을 강화하겠다는 북한의 흔들림 없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천 전 수석은 북한이 핵무력을 양적으로만 늘리는 게 아니라 질적으로 향상해 나가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 1월 8차 당대회에서 전술핵무기 개발 의지를 처음으로 공식화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13일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시험발사해 성공했다고 발표했고 이틀만인 지난 15일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습니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핵무력을 증강하고 업그레이드를 계속하는 것, 이걸 멈추지 않겠다. 이게 가장 중요한 의미이고요. 세상이 뭐라 그러더라도 우리는 핵을 계속 만들어나가겠다. 핵을 양적으로만 늘리는게 아니고 이걸 계속 질적으로 향상해 나가겠다. 대한민국만 공격할 수 있는 전술 핵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 이게 김정은의 현재 말하자면 당대회에서 내려온 지침 아닙니까.

천 전 수석은 특히 북한이 지난 15일 쏜 탄도미사일이 기존 이동식 발사차량이 아닌 기차에서 발사됐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탄도미사일 자체에 새로운 기술이 추가된 것은 아니지만 운용방식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는 겁니다.

천 전 수석은 북한이 기차에서 미사일을 싣고 다니다가 쏠 경우 모든 철도 위에 무인정찰기를 띄우지 않는 이상 사실상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대응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기차에 미사일을 싣고 미사일 발사대를 만들어서 평소에 눕혀놓았다가 북한 철도에 터널도 많이 있으니까 터널 속에 숨겨놨다가 거기에서 나와서 쏜다든지 움직이다가 어디 가서 서서 쏜다든지 할 경우에 사전탐지가 안되고 선제공격에 제거되지 않고 성공적으로 쏠 수 있는 확률을 높이는 것이거든요.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발사가 8차 당대회 이후 조직된 철도기동대 미사일연대의 훈련이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천 전 수석은 유사시 북한의 모든 철도와 기차가 은닉할 수 있는 터널을 파괴하는 게 중요해졌고 이를 위해 더 많은 미사일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천 전 수석은 북한의 철도를 현대화시켜주겠다는 한국 일부 정치권의 발상이 얼마나 자해적인 발상인지 이번에 북한이 확인시켜줬다고 덧붙였습니다.

천 전 수석은 다만 북한이 제재, 코로나19, 자연재해 이른바 3중고로 인한 경제적인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앞으로 추가적인 국제제재를 받을만한 도발을 일으키는 데에는 조심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천 전 수석은 내년 봄쯤 미국과 북한의 협상이 재개될 것이라며 이때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기 카드를 통해 다수의 제재 해제를 노릴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협상이 재개될 상황에 대비해서 레버리지를 높이고 협상에서 적게 내놓고 많은 것을 받아갈 수 있는 것. 그러니까 영변 핵시설을 내놓고 어떻게든 제재 몇 개라도 해제 받을 수 있는 그런 여러가지 꾀를 부리고 앞으로 미북 간에 어차피 협상은 재개될 수밖에 없는데 저는 내년 봄쯤 되면 재개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 재개에 대비해서 여러가지 포석을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와 함께 천 전 수석은 지난 15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북한의 순항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 “다른 나라도 군사행동을 하고 있다”며 두둔하는 입장을 나타낸 것은 중국의 이해관계에 도움이 안 되는 일은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한국에 전한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천 전 수석은 중국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한국과 미국을 이간시키고 궁극적으로 한미동맹을 해체시키는데 있다며 왕이 부장에게서 한국의 이익을 대변하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천 전 수석은 또 왕이 부장이 한국의 파이브 아이즈 가입 가능성에 대해 예민한 반응을 보인 것과 관련해서는 안보에 있어 이해관계가 대립되는 나라가 싫어하는 것은 한국에게는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파이브 아이즈는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첩보동맹체이며 왕이 부장은 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파이브 아이즈가 시대에 뒤떨어진 냉전시대의 산물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낸 바 있습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양성원,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