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군 당국 “한미, 긴밀 공조해 북 열병식 동향 추적·감시중”

0:00 / 0:00

앵커 :한국 군 당국은 미국과 공조해 북한이 제8차 당대회를 계기로 개최할 것으로 보이는 열병식 준비 동향을 면밀히 추적·감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달 29일 노동당 정치국회의를 열고 이달 초순 제8차 당대회를 개최할 것으로 예고한 북한.

정확한 개회일은 공지하지 않은 가운데, 한국 군 당국은 4일 한미가 공조해 당대회와 관련한 북한 측의 열병식 준비 동향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준락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 한미 정보당국은 긴밀한 공조 하에 북한의 열병식 준비동향을 면밀히 추적·감시하고 있습니다.

한국 합참은 그러면서 현재 북한 군이 동계훈련을 진행 중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항공기 추적 사이트 ‘노 콜사인(No callsign)’은 미국의 리벳 조인트(RC-135W) 정찰기가 이날 오전 서해에서 인천, 성남 일대 상공 방향으로 비행했고, 조인트 스타즈(E-8C) 지상감시 정찰기도 지난 1일 오후부터 2일 새벽까지 인천 상공에서 충남 태안 방향으로 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미 정찰기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개최가 임박한 북한의 제8차 당대회와 열병식 준비 동향 등을 추적·감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이번 당대회가 북한의 예고대로 이달 초에 열릴 것으로 전망하면서,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감염증 방역 절차 때문에 정확한 날짜를 공개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신형 코로나 상황에서 당대회 참석을 위해 지방에서 올라온 인원들에 대한 격리 기간을 고려하면 새해에 들어서자마자 당대회를 개최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격리 기간이 상황에 따라 유동적일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개회일을 밝히지 못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그러면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신형 코로나 사태, 그리고 태풍과 홍수 피해까지 이른바 3중고에 시달리는 북한이 중·장기 노선을 설정하기에는 위급한 상황일 것이라며 이번 당대회에서는 예고한대로 자력갱생과 정면돌파전 또 이를 위한 체제 결속을 도모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와 함께 내부 환경이 급박한 만큼 대외 환경을 악화시키려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하면서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파격적인 제안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내부적으로는 버티기, 체제 결속을 도모하겠지만 이 같은 전략을 유지하면서 대외환경을 악화시킨다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는 최대한의 결속을 도모하는 한편 대외적인 환경을 악화시킬 것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북한이 이번 당대회에서 경제집중노선을 표방하면서 경제발전과 자력갱생, 자력자강, 정면돌파전 등을 강조하는 한편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좀 더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대화 제의 등을 통해 남북 관계 개선에 나설 가능성과 함께 자신들이 주도권을 갖는 미북 대화 재개를 시도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미국의 새 행정부가 대북 적대정책을 폐기하고 싱가포르 합의서를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면 대화에 나서겠다는 등의 대미 메시지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신년사 대신 관영매체를 통해 전 주민 앞으로 보낸 친필 연하장만 게재한 것과 관련해서는, 지난 1990년대 ‘고난의 행군’에 준하는 어려운 환경에서 주민들에게 읍소하는 형식의 ‘감성 정치’를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조한범 선임연구위원은 연하장 형태의 신년 메시지가 나온 것이 지난 1995년 이후 26년 만에 처음이라며 김일성 주석 사망 다음해이자 경제난이 심화되던 당시에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신년 메시지를 담은 연하장을 공개했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의 연하장 메시지는 현 상황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주민들의 감성에 호소하려는 시도라고 평가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1월 1일에도 그 전날까지 진행한 당 전원회의 연설을 공개하면서 사실상 신년사를 대체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