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국 통일부는 북한 8차 당대회와 관련해 북한이 대남문제라는 표현을 쓴 것은 처음이라고 평가하면서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노동당의 8차 당대회가 나흘째로 접어든 8일.
북한 관영매체는 전날인 당대회 3일차 소식을 보도하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사업총화 보고를 통해 ‘대남문제를 고찰’하고 ‘대외관계를 전면적으로 확대 발전시키기 위한 방향과 정책적 입장을 천명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5일부터 열린 북한의 8차 당대회에서 대남·대외 관계가 직접 언급된 것은 처음으로, 세부적인 내용은 소개되지 않았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북한이 남북관계를 언급하면서 ‘대남문제’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이번 당대회가 처음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당국자는 이날 “북한이 과거 남북관계를 ‘북남관계 문제’로 언급한 사례들은 있었지만 ‘대남문제’라는 표현은 처음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다만 북한이 밝힌 ‘대남문제 고찰’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만큼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이 당대회를 마치고 열병식을 개최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서도 “특별히 확인해줄 내용은 없으며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의 8차 당대회에서 나온 대외관계 관련 언급에 대해 단순히 남북, 미북관계 개선 의지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북한이 대외 관계에 있어서 강경한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 :북한이 협상과 대화에 방점을 찍을 것이냐, 아니면 압박을 할 것이냐가 지켜봐야 할 측면이라고 생각하는데, 여전히 강경한 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대남, 대미 대화를 한다고 하더라도 한국이나 미국 측에서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들이 걸릴 가능성을 의미합니다.
박원곤 교수는 특히 북한이 대미 관계 개선을 위해 대북 적대시 정책 철폐 등을 다시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대외관계를 전면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보도 내용과 관련해서는 한국, 미국과의 관계 개선보다 중국과 러시아 등 전통적인 우방국과의 협력을 더 강화하는 방향에 방점을 찍은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습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북한의 이번 메시지가 대남, 대미관계를 긍정적으로 풀어가겠다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면서 대외관계를 확장 발전시키겠다는 말은 미국 뿐 아니라 중국, 러시아 등 자신들과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국가를 중심으로 다변화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북한이 이번 당대회에서 한국이나 미국을 향한 구체적인 발표나 제의는 배제할 가능성이 크다며 큰 틀에서 원칙과 방향을 제시하는 선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5일부터 진행한 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 보고는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지난 6일과 7일 당대회 1,2일차 소식을 보도하면서 ‘사업총화 보고는 계속된다’고 전한 것과 달리 이날 3일차 소식에서는 ‘대회가 계속된다’고만 보도했습니다.
한편 김정은 위원장의 생일인 이날 북한 내에서는 관영매체 등을 통한 특별한 언급 없이 당대회 행사 소식을 전하는 데 그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