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문가들 “북 열병식, 지난해보다 규모 축소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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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8차 당대회를 계기로 공개할 것으로 보이는 열병식 규모와 관련해 한국 내에서는 지난해 당창건 기념일 당시보다 축소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12일 관영매체를 통해 8차 당대회 기념행사를 예고한 북한.

한국 군 당국이 전날인 11일 북한의 심야 열병식 정황을 포착했다며 예행연습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분석 중이라고 밝힌 가운데, 12일 예고된 기념행사가 열병식 본행사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간 북한이 일부 사례를 제외하고는 열병식을 생중계하거나 당일에 녹화중계 해왔지만, 앞서 심야 시간대에 포착된 열병식 추정 행사는 아직 방송 등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군 당국은 12일 기자설명회에서 한미 정보당국이 공조해 관련 동향을 면밀히 추적·감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준락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한국 군은 북한의 당대회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관련 활동이 지속해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한미 정보당국은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면밀히 추적·감시하고 있습니다.

한국 내에서는 향후 공개될 열병식 규모가 지난해에 비해서 축소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북한이 지난해 10월 당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을 동원해 전략무기를 비롯한 주요 전력을 모두 공개했다며 석 달 만에 새로운 무기를 공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 :지난해 당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이미 전략무기는 다 보여줬습니다. 미국을 향한 대외적인 메시지를 보내는 열병식이었는데, 그로부터 기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습니다. 석 달이 지난 상황에서 북한이 새로운 전략무기를 보여주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박 교수는 그러면서 전략무기를 공개하며 미국을 향한 대외적인 메시지를 보낸 지난 열병식과는 달리 이번 열병식은 체제 결속 등 대내적인 메시지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신형 코로나 사태, 태풍과 홍수 피해 등으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군사력은 주민들에게 유일하게 내세울 수 있는 좋은 성과라는 것입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도 북한의 지난해 열병식이 두 시간에 걸쳐 대규모로 진행된 점을 언급하며 이번 열병식의 규모는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 :북한이 이미 보여줄 것은 다 보여줬는데 새로운 것이 나오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열병식 규모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10월 당창건 75주년 기념일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을 동원해 전례가 없는 심야 열병식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통일부는 북한 8차 당대회에서 공개된 인사 동향과 관련해 조용원이 당 중앙위 8기 1차 전원회의에서 정치국 상무위원과 비서국 비서, 중앙군사위 위원에 선출되고 김여정이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제외된 것을 언급하며 향후 관련 동향에 주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의 8차 당대회가 결정서 채택을 남겨둔 상황으로 조만간 종료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습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제안한 남북 비대면 대화와 관련해서는 북한이 호응하면 언제, 어떤 방식으로든 남북 간 대화가 가능하며 한국 정부는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12일 문 대통령이 전날 신년사에서 북한을 향해 비대면 대화를 제의한 것과 관련해 서울 남북회담본부에 북한과의 비대면 대화를 위한 영상회의실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를 지낸 한국의 제1야당 국민의힘 소속 태영호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번 당대회에서 당 총비서로 추대된 것은 권위와 위상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김정은의 기존 ‘위원장’ 직함은 북한 내에서 흔히 쓰이는 것으로, 당 직함을 4년 만에 선대들이 사용한 것으로 바꾸기로 한 것은 당 구조를 통치에 용이하게 개편하려는 의도와 함께 위상 강화에 유리하다는 판단도 작용했을 것이란 설명입니다.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의 직책 변경과 관련해서는 지난 4년간의 실적이 없는 인물들을 강등시키는 분위기에서 김여정만 승진시키거나 제자리에 두는 것은 이번 당대회의 취지에 맞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다만 태 의원은 후보위원 탈락에도 불구하고 김여정의 위상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북한 내에서 진정한 권력은 누가 김정은과 가까이에 있는지에 따라 결정된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