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한미군 순환배치에 반발...전문가 “미, 한미동맹 굳건함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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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순환배치를 위한 미군 병력의 한국 이동 소식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주한미군 순환배치 배경에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과시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16일 관영매체를 통해 미국이 주한미군 순환배치를 위해 한국으로 병력을 이동시키는 데 반발하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이날 미국에 주둔하던 미 육군 제1보병사단 예하 2전투여단이 한국에 배치된다는 소식을 보도하며 이는 북한의 대화 복귀를 촉구하는 미국 측의 태도와는 다른 것이라는 취지로 비난했습니다.

미국이 북한과의 비핵화 대화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실제로는 대북제재 등 압박을 통해 북한을 약화시키려 한다는 의구심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됩니다.

북한은 과거에도 한미 연합훈련과 스텔스 전투기 등 최신 무기의 한국 배치 등에 민감하게 반응해 왔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미북 대화가 교착 상태에 빠진 현 시점에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상징하는 주한미군 순환배치가 이뤄지자 북한이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북한이 병력 순환배치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한국에 머무르는 주한미군 전력 규모가 증가하는 것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앞서 미 2전투여단은 지난 11일 자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국으로 순환 배치될 첨단 전차 등의 부대 장비를 철도로 수송하기 시작했다며 관련 정보를 공개한 바 있습니다.

미 육군의 최신 전차와 장갑차, 자주포 등이 수송되는 영상도 함께 공개됐습니다.

이번 미 2전투여단의 순환배치는 미 육군성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것으로 이 부대는 제1기갑사단 예하 3전투여단을 대체해 한국에 9개월 정도 주둔할 예정입니다.

당시 미 육군성은 이번 순환배치를 가리켜 동북아시아 동맹들에 대한 미군의 헌신을 뒷받침하기 위한 병력 정규순환배치의 일환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군 전력의 한국 배치가 통상 한국 도착 시에 공개돼 온 것과 달리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출항 전인 지난해 12월 관련 사실을 공개한 것으로, 주한미군 전력 감축은 없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됩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한미 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잘 안됐을 때 미군 교체병력이 들어오지 않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는데 이를 미리 차단하고, 그러면서 북한에 대해서는 항상 한미동맹은 굳건하니 분열을 노릴 생각은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올해 초에는 미군의 B-52 전략폭격기와 정찰기 등이 한반도 상공을 비행한 사실이 여러 차례 민간 항공추적 사이트에 포착돼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미국 측 정찰기가 이 순간에도 상공에 떠 있을 것입니다. 정찰기는 비밀병기이기 때문에 보통 위치를 노출시키지 않는데 이번에는 일부러 위치식별장치를 켜 놓고 민간 항공추적 사이트에 위치를 노출시켜 인근에 와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겁니다. 심지어 지난해 말에는 정찰기 4대가 동시에 비행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 연말 당 전원회의를 통해 ‘정면돌파’를 선언한 북한에 일종의 무력시위를 통한 경고를 하는 것이라는 게 한국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