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핵무기 개발 등 북한의 군사적인 위협이 점차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새 정부가 한미동맹 강화 등을 통해 이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17일 서울에서 열린 외교안보 관련 토론회.
미국과 한국의 전문가들은 이 자리에서 미국 신행정부의 동아시아 정책과 한미동맹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논의했습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관 출신인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감염증 사태 등으로 인해 군사행동을 멈추고 있지만 이는 언제든 재개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간단히 말해, 북한이 언제 도발을 할지는 모르지만 우리는 그들이 도발해올 것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지난 몇 년 동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전략무기 개발에 속도를 내 온 점, 지난해 당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등에서 군사력을 과시한 점,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 재래식 전력도 지속적으로 강화해온 점 등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또 미국의 새 행정부는 동맹을 매우 중요시하는 전통적인 시각을 강조할 것이라며 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동맹국들을 지지하는 우호적인 표현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북한의 군사적인 위협으로부터 동맹국인 한국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미사일 방어계획을 논의하는 등 강력한 군사적인 억지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식량이나 의약품 지원 등 대북 인도적 지원은 지속적으로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북한의 군사적인 위협이 날로 증가하고 있지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신형 코로나 사태 등으로 인한 경제난 등 대내외적인 어려움도 함께 커지면서 북한이 심각한 곤경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개적으로 여러 차례 경제 실패를 자인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입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 :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달 8차 당대회에서도 생산력을 높이고 경제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80일 전투'에서 패배한 것을 사실상 인정하며 침울한 연설을 한 바 있습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김 위원장이 지난달 8차 당대회에서도 핵보유국임을 선언하는 등 핵개발에 미래를 걸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비핵화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경제난과 국제적인 고립에 처한 북한의 현 상황을 이용해 미국을 중심으로 국제적이고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해외에서 불법적인 활동을 하는 북한 대사관과 기업 등에 제재를 가하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위반하는 북한의 선박과 항공기를 제지하는 등의 수단을 쓸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박철희 서울대 국제학연구소장은 같은 토론회에서 미국의 새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한미동맹이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통상적인 전력 비교에서는 한국이 북한을 추월했지만, 북한이 핵무기 개발 등 비대칭 전력을 강화하면서 이를 한미동맹이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가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박철희 서울대 국제학연구소장 :통상 전력에 있어서 북한과의 경쟁 문제는 지나갔지만 핵 미사일 등 북한의 비대칭 전력이 강화되면서 과연 한국을 동맹 차원에서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 또 어떻게 동맹국인 미국과 어떻게 협력을 할 것인가는 주목해야 할 부분입니다.
박 소장은 또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은 병렬적으로 존재하면서 서로 보완하는 관계라며, 한일 양국이 서로의 안보를 보장하고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같은 토론회에서 최근 북한의 핵능력이 고도화됐지만 바이든 정부가 제공할 확장억제에 대한 신뢰도 과거보다 커졌다고 평가하면서, 한미가 미사일 방어 협력을 강화해야만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