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국방부는 북한이 평안북도에 위치한 핵시설 입구에 은폐용 구조물을 세웠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한미 정보당국이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2일, 북한 핵무기 저장고로 추정되는 평안북도의 핵시설에서 구조물로 지하터널 입구를 가리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보도한 미국의 CNN 방송.
한국 국방부는 이와 관련해 한미 정보당국이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달성을 위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문홍식 한국 국방부 부대변인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 핵시설 관련 활동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한국 정부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달성을 위해서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협력 등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앞서 CNN 방송은 지난 2일 미국 미들버리 연구소의 발표를 인용해 지난달 11일 촬영한 위성사진을 통해 평안북도 구성시 용덕동 핵시설 내 지하 저장소로 연결되는 터널 입구에 새 구조물이 설치된 것을 확인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평안북도 구성시에 위치한 용덕동 핵시설은 영변 핵시설에서 북서쪽으로 40킬로미터, 1998년 지하 핵시설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평안북도 금창리에서는 남동쪽으로 15킬로미터 떨어져 있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해 현재 북한 내에서 핵개발 등 핵 관련 활동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이번에 공개된 바에 따르면 북한 측의 핵시설 은폐 수준이 높지 않다며 한국과 미국 측에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일부러 노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1월 8차 당대회에서 핵 기술 고도화를 선언한 뒤 한미 연합훈련을 앞둔, 현재와 같이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는 시점에 핵시설 내 움직임 등을 일부러 노출하는 것은 북한이 대외 메시지를 발신하기 위해 종종 이용해온 방식 중 하나라는 설명입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 : 8차 당대회 이후 3월 한미 연합훈련을 앞두고 북한으로서는 어떻게든 미국에 대한 압박 수준을 높여야 하는 상황에서 자신들의 핵활동 동향을 슬쩍 보여주는 것도 북한이 써온 방법 중 하나입니다.
박 교수는 다만 이 같은 북한의 움직임이 아직 노골적인 수준은 아니라며 이르면 이달로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 종료 시점을 전후해 어느 쪽으로든 방향성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 북한이 미국 새 행정부와의 향후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 핵 관련 활동을 계속해서 노출할 가능성도 제기했습니다.
한국 통일연구원장을 지낸 전성훈 박사는 용덕동 핵시설이 이미 대외적으로 알려진 시설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이곳에서 벌어지는 한 시점의 특정한 움직임보다는 상시적인 핵활동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 :외관상으로 보이는 것과는 관계없이, 북한이 1년 365일 24시간 계속 핵무기 시설을 가동하고 있다는 점에는 전혀 변화가 없습니다.
전성훈 박사는 그러면서 이번 발표를 북한이 대외 메시지와는 별개로 핵무기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을 거듭 인식하고 대비태세를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이날 이달로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과 관련해 아직 훈련 일정이 최종 확정되지 않았고 한미 당국이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감염증 사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시행방안을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은 지난해 7월 한미동맹포럼 초청 강연에서 신형 코로나로 인해 전반기 연합지휘소 훈련 대신 간부훈련 등을 진행했지만 연 2회 진행되는 전구급 훈련 효과를 따라잡을 수는 없었다면서 전구급 연합훈련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한미 양국은 이달 둘째주에 진행할 것으로 알려진 한미 연합훈련과 관련해 신형 코로나 등 제반 상황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