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코로나19 사태 관련, 북에 마스크 준 적 없어”

0:00 / 0:00

앵커 : 한국 통일부는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감염증 사태와 관련해 한국 정부가 북한에 방역 마스크를 지원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며 이는 허위 사실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한국에서 방송된 한국산 마스크를 착용한 채 환자를 진찰하고 있는 북한 의료진의 모습.

북한 관영매체의 보도 내용을 인용한 것으로 보이는 이 장면과 관련해 한국 내에선 한국 정부가 북한에 마스크를 지원했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한국 통일부는 허위 사실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여상기 한국 통일부 대변인은 5일 기자설명회에서 “지난 3일 북한 의료진이 한국산 마스크를 착용한 영상을 두고 한국 정부가 북한에 지원한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보도됐다”며 기초적인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고 왜곡된 정보를 사실처럼 보도하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한국 정부 차원에서 허위 보도내용을 생산하고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 상응하는 법적 조치를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해당 보도에 언급된 북한 의료진이 착용한 마스크가 한국산인 것은 맞지만 북한 장마당에 한국산 상품들이 돌아다니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시기적으로 볼 때 신형 코로나 사태 이전에 중국을 통해 북한에 전달됐을 수도 있고 그 외 여러 유통 경로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인터넷사회연결망(SNS)를 통해서도 한국 정부가 신형 코로나와 관련해 북한에 마스크를 지원한 사실이 없다고 거듭 밝히면서 한국 내 민간단체가 마스크를 북한에 지원하기 위해 반출신청을 한 사례도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신형 코로나와 관련해 민간단체나 국제기구가 대북지원 협력을 공식 요청해 올 경우 해당 기관과 긴밀하게 협의해나가겠다는 입장이지만 아직 공식 협의가 진행되고 있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서재평 탈북자동지회 사무국장은 통일부의 이번 입장 표명에 대해 한국산 마스크가 중국을 통해 북한에 들어갔을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산 마스크가 북한에 직접 지원됐다기 보다는 북한 관영매체 보도 영상에 나온 북한 의료진이 장마당 등을 통해 개인적으로 구한 한국산 마스크를 착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만약 한국 정부가 북한에 마스크를 지원했다면 북한 노동당이나 군의 고위 간부들에게 우선 공급됐을 가능성이 커 의료진에게까지 전달되기 어려웠을 것이란 설명입니다.

서재평 탈북자동지회 사무국장 : 장마당 등을 통해서 개인적으로 구입했거나 얻었을 수 있고요. 특히 한국산 제품은 중국에서도 고가인데 중국을 통해 들어간 제품을 북한 당국이 의사들에게 공급했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한국산 제품을 공급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북한 실정상 좀 어려워 보입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한국산 제품이 질적으로 우수한 만큼 북한 특권층들이 한국 제품을 중국을 통해 구해서 쓰는 경우가 많고 이는 아주 오래된 현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난 1월, 북한의 한 무역회사가 신형 코로나 확산 방지 목적으로 한국산 마스크를 밀수경로를 통해 대량 구입하겠다고 주문했다는 내용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당시 인터뷰에 응한 단둥의 무역종사자는 북한 무역회사가 한국산 마스크를 주문하면서 한국식약청이 인증한 제품임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첨부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이 사실로 미뤄 주문한 마스크가 일반 주민용이 아닌 평양의 극소수 특권층을 위한 것으로 짐작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