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이 오는 17일 한국을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한국의 전문가들은 이번 방한에서 한미일 3국 간 동맹 강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외교부와 국방부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이 오는 17일 한국을 방문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르면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한국 방문 첫날인 17일 외교부 청사에서 정의용 한국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갖고 한미관계와 한반도 문제, 지역·국제 협력 등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할 예정입니다.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도 같은 날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서욱 한국 국방부 장관과의 회담을 통해 한반도 안보 정세 평가를 공유하고 다양한 한미동맹 현안을 심도 있게 논의합니다.
최영삼 한국 외교부 대변인 :블링컨 국무부 장관과 오스틴 국방부 장관의 이번 방한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장관급 대표단의 첫 방한으로 한반도 문제, 지역 및 글로벌 협력에 대한 양국 간 소통과 공조를 강화하고 한미동맹을 한층 발전시켜 나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미 국방부 장관의 방한은 지난 2019년 11월 마크 에스퍼 장관이 한미 안보협의회(SCM) 회의에 참석한 이후 약 1년 4개월 만입니다.
미국의 새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 외교·안보 수장 간 대면은 처음 이뤄지는 것으로, 북한 핵 문제와 한미일 간 협력 등 주요 현안에서 긴밀한 조율이 이뤄질 전망입니다.
두 장관의 방한을 계기로 한미는 방한 이틀째인 오는 18일 제5차 한미 외교·국방 장관회의, 이른바 ‘2+2’ 회의를 개최합니다.
양국의 외교·국방 장관이 한 자리에서 만나는 ‘2+2 회의’는 미국이 한국과 일본, 호주 등 소수의 핵심 동맹을 상대로 개최해 온 것으로, 한미 간에는 지난 2016년 10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것이 마지막입니다.
블링컨 국무부 장관은 15일 밤늦게 일본에 도착해 16일 대부분의 일정을 소화한 뒤 17일 오전 한국으로 건너와 오는 18일 오후 늦게 귀국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비무장지대(DMZ) 방문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이보다 하루 늦은 19일까지 한국에 머물 예정입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미국이 이번 국무·국방부 장관의 방한을 계기로 한미, 한미일 동맹 강화에 무게를 실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소수의 동맹국을 상대로만 개최해온 ‘2+2’ 회의가 지난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개최되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하며 바이든 행정부가 이번 방한을 통해 동맹 복원과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다만 이번 방한에서 북한 문제가 공개적으로 다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인배 협력안보연구원장은 아직 미국 새 행정부의 대북 정책 마련이 끝나지 않았고 한미 간 의견 조율도 더 필요할 것이라며, 미국 입장에서도 북한 문제를 의제로 꺼내기에는 아직 부담스러운 상황일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이인배 협력안보연구원장 :미국도 아직은 북한 문제를 공론화시키는 것을 부담스러워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직 북한에 유화적인 조치를 할 수 없는 상황인데 자칫 한미 간 논의에서 북한이 반발할 수 있는 내용이 나온다면 미국으로서도 매우 불편한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도 아직 미국이 북한에 대한 언급을 최소화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북한 문제가 구체적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전망했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 :바이든 행정부가 이달 초 발표한 안보지침을 보면 북한을 최소한의 수준으로만 언급하고 있는데 아직 대북 정책을 검토 중이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방한에서도 구체적인 이야기가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박 교수는 이번 방한이 한미 연합훈련 기간 중에 이뤄지는 점을 언급하며 지난 1월 8차 당대회에서 훈련 중단을 명확히 요구한 북한이 방한에 맞춰 저강도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이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달 초 내놓은 공식 국가안보전략 중간 지침(Interim national security guidance)에서 동맹 강화를 통해 중국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만큼 이번 방한에서는 이에 대한 실행 방안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