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한미, 미북 간 접촉시도 사전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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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정부는 미국이 지난 2월 중순 이후 북한과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한미 외교당국 간에 사전협의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월 중순 이후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가 뉴욕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를 포함한 여러 통로로 북한과의 접촉을 시도해왔다는 13일 로이터통신의 보도.

일본의 교도통신도 그 다음날 익명의 미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미 정부의 북한 접촉 시도가 있었고, 한국과 일본 등 주변국과 국제사회에 대한 북한의 위협이 증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의 접촉 시도 배경에 ‘대립 격화 회피’ 목적이 있고, 미 정부는 한일 양국의 의향을 중시하면서 전반적인 대북 정책을 철저히 검증하고 있으며 검증 절차를 수주 안에 끝내고 싶다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15일 한미 외교당국 간에 이미 미북 접촉에 대한 사전협의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한미는 미국의 대북정책 재검토 과정 전반에서 긴밀히 소통하고 공조해왔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종주 한국 통일부 대변인 :한미는 미국의 대북정책 재검토 과정 전반에서 긴밀히 소통하고 공조해왔습니다. 이런 차원에서 미북 접촉시도와 관련해서도 한미 외교당국 간 사전협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미국의 대북정책 재검토 과정에서 한국 정부도 다양한 의견 개진과 협의 기회 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러한 협의 기회 등을 통해 통일부가 갖고 있는 생각도 전달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한국 외교부도 지난 14일 미국의 대북접촉 시도 보도와 관련해 “미국 측으로부터 관련 사항을 사전에 공유 받았다”며 한미가 미국의 대북정책 과정 전반에서 긴밀히 소통·공조하고 있고 충분한 수준의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박영호 서울평화연구소장은 미국의 대북접촉 관련 보도에 대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당연한 절차라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의 비핵화 문제는 미 정부가 이달 초 내놓은 안보지침에서도 밝혔듯 가장 중요한 대외정책 중 하나이기 때문에 빠른 대화 재개가 필수적이라는 것입니다.

박영호 서울평화연구소장 :북한의 비핵화를 목표로 하려면 북한과 소통하는 창구를 열어놓아야 합니다. 기본적인 채찍,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통한 대북제재나 북한에 대한 외교적 압박은 지속하면서도 한편에서는 대화와 협상을 해야 할 것 아닙니까.

한편 한국 통일부는 지난 8일부터 진행 중인 한미 연합훈련을 두고 북한이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북한의 의도를 예단하기보다는 북한도 한미 연합훈련을 둘러싼 한국의 노력과 의지에 상응해 지혜롭고 유연한 태도를 보여줄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통일부는 이번 한미 연합훈련이 한반도 평화 정착방안을 뒷받침하는 방향에서 시행될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해나간다는 입장”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북한 외교관 출신으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을 지낸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북한이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것과 관련해, 아직 미국이 대북 정책의 윤곽을 공개하지 않은데다 북한이 현재 겪고 있는 경제난 때문에 대외적인 반발에 필요한 군중대회나 군사 훈련 등을 벌이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진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