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미는 제5차 한미 외교·국방장관 회의, 이른바 '2+2 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양측은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문제가 한미동맹의 우선 관심사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긴밀히 공조한다는 방침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18일 오전 서울에서 열린 제5차 한미 외교·국방장관회의, 이른바 ‘2+2 회의’.
한미 양국의 외교·국방장관 4명이 한 자리에 모여 한미동맹과 북핵을 포함한 한반도 문제 등을 논의하는 이 회의에서 장관들은 북한의 비핵화가 양국의 우선 관심사라는 점을 재확인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긴밀히 공조하기로 했습니다.
한미는 ‘2+2 회의’ 뒤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양국 장관들은 북한 핵·탄도미사일 문제가 동맹의 우선 관심사임을 강조하고, 이 문제에 대처하고 해결한다는 공동의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북한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이와 관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완전히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한미는 한반도와 관련된 모든 문제들을 긴밀히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문제들이 한미 간에 완전히 조율된 대북전략 하에 다뤄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면서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와 관련해 고위급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한미동맹의 억제 태세를 강화해 나가기로 하고, 한미 연합훈련·연습을 통해 동맹에 대한 모든 공동 위협에 맞서 합동준비태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한미일 3국 간 협력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역내 평화와 안보, 번영을 증진하기 위해 협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는 내용도 성명에 담겼습니다.
미국 측은 회의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을 향한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전날 “북한의 권위주의 정권이 주민들에 대해 체계적이며 광범위한 학대를 자행하고 있다”고 지적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이 자리에서도 북한 주민들이 정권으로부터 유린당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 :북한 주민들은 압제적인 정권 아래서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유린을 당하고 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대북정책 목표는 매우 분명하다”며 이는 북한의 비핵화와 북한이 미국과 그 동맹에 가하는 광범위한 위협을 줄이고 북한 주민을 포함한 모든 한국인들의 삶을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해서는 “한국, 일본 등 핵심 파트너들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대북정책 검토를 완성할 계획”이라며 “이 과정에서 압박 수단과 향후 외교적인 수단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의 공격적이고 권위적인 행동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전에 어려움을 낳고 있다고 지적한 블링컨 장관은 다만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설득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북핵 문제와 관련해 중국과 협력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어 “중국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 및 갈수록 위험해지는 탄도미사일에 대해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미국과 같은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며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지든 중국이 그 영향력을 북한으로 하여금 비핵화를 향해 전진하도록 하는데 효과적으로 사용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방한 일정을 마친 뒤 미국 알래스카에서 중국 측 양제츠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과 왕이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날 예정입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 자리에서 “미국은 확장억제를 포함해 한국의 국방에 필요한 미국의 모든 능력을 동원할 것이라는 데 완전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오스틴 장관은 한미가 계속해서 강력한 연합 방위태세를 유지하고 있고, 한반도의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으며 이 부분에서 한미 간에 이견은 전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최우선 순위 현안은 군사 대비태세 유지의 중요성이었다며 미군은 언제든 즉시 전투에 돌입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70년 한미동맹에 대한 미국의 의지는 철통같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미국이 한국과 일본, 호주 등 소수의 핵심 동맹을 상대로 개최해 온 ‘2+2 회의’가 한미 간에 열리는 것은 지난 2016년 10월 워싱턴 DC에서 열린 회의 이후 4년여 만입니다.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날 오후 청와대를 방문해 문재인 한국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두 장관은 이 자리에서 이번 방한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직접적인 결심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첫 순방지로 한국을 택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한미동맹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다시 강조하면서 동맹을 재확인하는 것 뿐 아니라 키워나가고 강화해나가는 것도 중요하다는 점을 꼭 전해달라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강력한 한미동맹에 대한 의지를 꼭 전해달라는 바이든 대통령의 메시지를 갖고 왔다”며 “한미동맹에 대한 미국의 믿음은 철통같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미동맹은 인도·태평양 지역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며 “세계가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 이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한미 양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를 위해 빈틈없는 공조를 계속할 것”이라며 “한미는 민주주의와 인권 등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는 70년 동반자로, 공동의 도전에 함께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미국의 두 외교안보 수장이 취임 후 우선적으로 한국을 방문한 것은 한미동맹을 중시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바이든 행정부 출범과 함께 시작된 미국의 귀환, 외교의 귀환, 동맹의 복원을 환영하고, 국제사회도 미국의 리더십을 크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열린 한미 간 ‘2+2 회의’와 관련해선 “미국의 새 행정부 출범과 함께 한미동맹이 안정적으로 발전할 튼튼한 토대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고 평가하고 “양국 국민들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번영 핵심축으로서 한미동맹 강화를 든든하게 생각할 것”이라며 양국 장관들 간 긴밀한 소통을 주문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또 “한일관계 복원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한일관계는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안정·번영에 매우 중요하고, 한미일 협력에도 굳건한 토대”라고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이 지난 1월 출범한 미국 새 행정부의 고위급 인사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어 한국의 청년 지도자 및 언론인들과의 화상 간담회를 가진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저녁 한국을 떠났습니다.
서욱 한국 국방부 장관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오는 19일 오전 출국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