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북, 전술핵 탑재 위해 미사일 개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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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내 전문가들은 북한의 지난 25일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8차 당대회에서 지시한 전술핵무기 개발의 일환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26일 관영매체를 통해 하루 전 이뤄진 탄도미사일 발사를 공식 확인한 북한.

새로 개발한 신형전술유도탄이 동해로 600km를 날아가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했고, 탄두 중량을 2.5톤까지 늘렸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 군 당국이 추정한 사거리인 450km와는 다소 차이가 있는 수치입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공개한 미사일이 8차 당대회 열병식에서 공개한 KN-23, 이른바 '북한판 이스칸데르' 계열의 탄도미사일이라면서, 사거리와 탄두 중량 수치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면서도 현재 이를 늘리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특히 탄두 중량이 2.5톤이라고 주장한 것은 전술핵 탑재가 가능하다는 점을 암시하려는 의도로, 이번 시험발사는 지난 1월 8차 당대회에서 내세운 전술핵무기 개발의 일환으로 실시됐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말입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정은 위원장이 8차 당대회에서 전술핵무기 개발을 지시했습니다. 기존의 KN-23 탄도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하기 위한 시험발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봐야할 것입니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8차 당대회에서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자처하며 전술핵무기 개발과 초대형 핵탄두 생산, 신형 핵잠수함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지속 의지를 나타낸 바 있습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북한이 KN-23 개발 과정에서 사거리를 240km부터 점차 늘려 나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개량형 미사일의 첫 시험발사에서 600km를 날렸다는 주장을 신뢰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신종우 한국국가안보포럼 사무국장 :원래 첫 시험발사에서는 짧은 거리를 날립니다. 정상적으로 날아가면 비행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판단하고 내륙으로 이동해 더 먼 거리에서 쏘는 방식으로 무기 개발이 이뤄져 왔습니다.

신 사무국장은 북한이 신형 미사일로 알섬 등 이른바 ‘표적섬’에 명중시키는 장면을 공개해야 그 위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미 보유하고 있는 미사일의 개선 작업에 굳이 착수한다는 것은 결국 전술핵 탑재 등 새로운 무기체계를 마련하려는 시도일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북한이 미사일 탄두 중량을 2.5톤이라고 언급한 것은 단순한 힘 과시가 아닌, 8차 당대회에서 언급한 전술핵무기 개발이 진행 중이라는 신호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주장한 미사일 사거리 600km를 그대로 인정하기는 어렵지만 한국 군 당국이 발표한대로 450km를 비행했다고 해도 압록강 부근에서 제주도를 제외한 한반도 전역을 사거리에 넣을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북한의 주장대로 사거리 600km에 탄두 중량 2.5톤의 미사일이라면 핵이 아닌 재래식 탄두를 싣더라도 한국의 원자력발전소나 화학정류시설 등을 파괴할 수 있으며, 이와 함께 내세운 ‘변칙적인 궤도특성’은 한국의 미사일 방어체계 무력화를 겨냥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한미 측에 먼저 양보나 제안을 하거나 미북대화 혹은 제재 해제, 유연한 대북정책을 기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8차 당대회에서 선언한 대로 독자 노선을 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북한이 시험발사 장면을 공개하면서 수위 조절을 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전력 강화에 큰 의미를 갖고 있는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김정은 위원장이 참관하지 않은 것은 미국을 필요 이상으로 자극하지는 않으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3월 전술유도무기 시범 사격을 참관하고 같은 달에는 4차례에 걸쳐 전선 장거리포병대 훈련과 포병부대 사격 대항 경기를 지도했지만, 관영매체에 따르면 이번 미사일 발사 현장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데다 미국이나 한국을 직접 언급하지도 않았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번 미사일 시험발사와 관련해 대북 경고메시지를 내면서도 비핵화를 전제로 한 대북 외교 준비가 돼 있음을 밝히는 등 미북 관계 개선의 여지를 남겨둔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강한 유감을 나타내며 대화 재개를 촉구했습니다.

김태년 당 대표 직무대행은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정책을 검토하는 가운데 벌어진 북한의 도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북한은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군사행동을 중단하고, 평화를 위한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국 정부에 “굳건한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유관국과 협의를 강화해 면밀히 대응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북한이 다시 도발을 하는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북한은 도발을 자제하고,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를 서둘러 달라”고 촉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