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북 미사일, KN-23 개량…핵무기 탑재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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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지난 25일 동해상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과 관련해 기존 미사일의 길이와 직경을 확대한 것으로 이론상 소형 핵무기 탑재도 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지난 25일 함경남도 함주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미사일 2발.

한국 국가정보원은 이 미사일에 대해 북한이 지난 1월 8차 당대회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단거리 미사일이라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한국 국회 정보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하태경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이날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당대회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단거리 미사일은 기존의 KN-23, 이른바 ‘북한판 이스칸데르’의 길이와 직경을 확대한 것”이라며 소형 핵무기가 실제로 탑재되는지는 알 수 없지만 군사이론적으로는 탑재가 가능하다는 견해도 밝혔습니다.

지난 2019년 5월과 8월에 발사한 미사일의 개량형으로, 길이와 직경을 확대하고 탄도 탑재능력을 키운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국정원은 또 해당 미사일이 비행 후반에 고도를 다시 올리는 이른바 ‘풀업 기동’을 실제로 했는지, 그래서 사거리가 얼마나 더 늘었는지 검토 중이라며 “정부에서 발표한 450km의 사거리는 ‘풀업 기동’을 배제하고 자연낙하했을 경우를 추정한 것”이라고 보고했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배경 및 의도와 관련해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8차 당대회에서 지시한 국방과학기술 고도화 지시를 이행하고 미사일 성능을 점검해 기술을 개량하는 목적 외에, 북한 문제의 중요성을 부각해 국제사회에 협상의 필요성을 환기하는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8차 당대회에서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자처하며 전술핵무기 개발과 초대형 핵탄두 생산, 신형 핵잠수함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지속 의지를 나타낸 바 있습니다.

이날 한국 국방부는 기자설명회에서 북한이 유럽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들의 회의 소집 소식에 반발하는 담화를 낸 것에 대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대북제재 결의로 금지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부승찬 한국 국방부 대변인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자위권 차원이라는 주장에 대해서 말씀드리면, 지난번에 말씀드렸다시피 북한이 쏜 미사일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정밀분석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은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모든 발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앞서 AFP통신은 현지 시간으로 지난 27일 영국, 프랑스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유럽 5개 이사국이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를 논의하기 위해 오는 30일 비공개 회의 소집을 요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북한은 29일 조철수 외무성 국제기구국장 이름으로 담화를 내고, 미사일 발사에 대한 유엔 안보리 소집은 “주권국가의 자주권에 대한 엄중한 침해”라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만 문제 삼는 것은 명백한 이중기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 능력을 갖춘 잠수함의 진수를 준비하는 듯한 움직임이 포착됐다는 보도와 관련해선 “한미 정보당국이 긴밀히 협조하며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현지 시간으로 지난 26일 함경남도 신포조선소를 24일 촬영한 상업용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선박 건조에 사용되는 시설이 잠수함 진수 시설 옆으로 옮겨진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38노스는 보통 신포조선소 인근 부두에 정박해온 해당 시설이 잠수함 진수 시설 옆에서 포착된 것은 이례적이라며, 이는 수년 동안 건조 중인 새 탄도미사일 잠수함이 거의 완성됐다는 의미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지난해 11월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잠수함 2척을 새로 건조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고, 북한은 지난 1월 당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북극성-5형’으로 추정되는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이인영 한국 통일부 장관은 이날 열린 한 토론회 축사에서 유엔과 미국 의회를 중심으로 북한 주민의 인도적 위기 타개를 위해 대북제재의 유연한 적용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북한 측에 이에 호응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인영 한국 통일부 장관 :북한이 유연하게 호응해온다면 국제사회의 제재 유연화 움직임이 확대될 수도 있습니다.

이는 북한이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감염증 확산을 우려해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마저 거부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과 관련해 보다 적극적으로 협력에 호응해 달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 장관은 “지금은 때를 놓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특히 남북 인도협력은 한반도 신뢰구축과 대화 재개에 좋은 첫 단추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