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정의용 한국 외교부 장관은 국제사회의 인권문제 제기와 미사일 발사에 대한 우려에 북한이 반발하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매우 유감이라며 비핵화 합의를 준수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31일 내신 언론들을 대상으로 기자설명회를 연 정의용 한국 국방부 장관.
북한 내 인권 문제와 최근의 잇단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매우 유감”이라는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정의용 한국 외교부 장관 :북한이 최근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해서 표명하고 있는 우려나 관심에 대해서 오히려 크게 반발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습니다.
정 장관은 북한이 남북 정상 간 비핵화 합의를 준수하고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북한이 최근 군사적 도발과 함께 대미·대남 비난 담화 등을 잇달아 내고 있는 것은 한반도의 평화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한국 정부도 이를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굳건한 한미 간의 연합방위태세를 토대로 이 같은 상황을 긴밀히 주시하고, 양국 간 공조체제를 지속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현지 시간으로 지난 25일 북한 비핵화의 최종 목표를 위해 어떤 형태로든 외교적 노력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고, 문재인 한국 대통령도 같은 달 26일 “지금은 남북미 모두 대화를 이어나가기 위해 노력해야할 때”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정 장관은 한미동맹의 굳건함도 거듭 확인했습니다.
정 장관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지난 17~18일 방한해 한국 측과 이른바 ‘2+2 회의’를 개최한 것과 관련해 한미동맹이 한반도 뿐 아니라 동북아시아 평화안정의 핵심축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정의용 한국 외교부 장관 :미국 국무·국방장관이 3월 17일, 18일 양일간 방한해 각각 장관회담과 2+2 회의를 개최해서 한미 간의 전략적 소통을 강화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 한미동맹이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 평화안정의 핵심축이라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정 장관은 그러면서 다음 달 2일 워싱턴 DC 인근에서 한미일 3국 안보실장회의가 개최될 예정이라며, 한미 간 장관회담과 ‘2+2 회의’에 따른 후속협의를 기대했습니다.
미국의 새 행정부가 진행중인 대북정책 검토와 관련해서는 “한국의 입장은 충분히 전달했다”며 미북 정상회담 등 향후 미국이 취할 대북 접근 방식과 관련해 “특정 방법을 처음부터 배제하는 방식의 검토는 하고 있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등 국제사회가 제기하고 있는 북한 내 인권문제에 대한 입장도 내놓았습니다.
정 장관은 한국 정부도 북한인권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다만 북한 주민의 실질적인 인권상황이 개선되려면 인도적 지원사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이 남북 종전선언을 조금 더 긍정적으로 검토해줄 것에 대한 기대를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정 장관은 한일 간 관계개선 의지도 표명하면서,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을 언제 어디서든 만날 용의가 있다며 한일 외교장관 회담 조기 개최를 희망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한일관계 중재 가능성과 관련해 그러한 협력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기본적으로는 한일 양국이 풀어나가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도 이날 한미일의 안보실장들이 다음 달 2일 미국에서 첫 3자 협의를 한다는 사실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는 이날 성명을 내고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내달 2일 서훈 한국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국가안보국장을 맞아 3자 협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한미일 간의 만남이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 처음 이뤄지는 3국 안보사령탑 차원의 다자대화라는 점을 강조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유지, 신형 코로나 대응, 기후변화 대처 등 다양한 문제를 협의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청와대는 서훈 실장이 방미를 계기로 설리번 보좌관과 별도 협의를 가질 예정이라며 “대북정책 조율을 포함해 한미동맹 등의 현안을 협의할 계획”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국방부는 지난 2010년 북한군에 의해 발생한 연평도 포격 도발의 정부 공식명칭을 ‘연평도 포격전’으로 변경했다며 이날 각급 부대에 공문을 하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연평도 포격전은 지난 2010년 11월 23일 오후 북한의 기습적인 포격 도발에 맞서 한국 해병대 연평부대가 K-9 자주포로 즉각 대응한 전투로, 당시 한국 해병대원 2명이 전사하고 16명이 다쳤습니다.
한국 정부 차원의 이번 명칭 변경은 ‘싸워 이겼다’는 의미를 강조해 당시 북한 군의 도발에 맞선 해병대원들의 전투성과를 부각하려는 취지로 풀이됩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도 지난 26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사에서 “불의의 피격에도 당당히 이겨낸 연평도 포격전 영웅들께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며 ‘포격전’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