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신포조선소에 있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용 선박의 이동 정황이 위성사진에 포착됐습니다.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아직 미사일 시험발사가 임박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와 민간 연구기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운영하는 북한전문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는 지난 6일 북한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 있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용 선박이 움직인 정황이 포착된 위성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SLBM 시험용 바지선, 즉 화물 운반선은 보안 수조에서 나와 주 건조시설에 인접한 부유식 드라이독(drydock), 즉 선박의 건조·수리를 위한 시설에 접안했습니다.
‘분단을 넘어’는 바지선에 미사일 발사관이 실리지 않은 것을 근거로 바지선의 이동이 SLBM 시험발사가 임박했다는 것을 알리는 징후는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향후 시험발사를 준비하거나 바지선 위 미사일 발사대에 대한 보수·수리 또는 장비 설치를 위해 움직였을 것으로 추측했습니다.
또 이번 SLBM 바지선의 이동과 탄도미사일 발사시험을 재개할 수 있다는 위협의 암시 때문에 한미 양국의 행정부가 중요한 난제를 떠안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38노스’는 초기형 SLBM인 ‘북극성-1’형 해상 발사시험에 사용돼온 바지선이 지난 2014년 신포조선소에 도착한 이후 시험 때 말고는 외부에서 관찰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현 시점에 조선소 내에서 바지선의 이동이 포착된 이유는 불분명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번 움직임이 북한이 현재 건조하고 있는 ‘변형된 로미오급 신형 탄도미사일 잠수함’을 위해 수조에 공간을 마련하고자 이뤄진 것일 수 있으며, 바지선이 드라이독, 즉 선박 건조·수리 시설 뒤에 정박했다는 점에서 바지선을 보수하고자 준비하는 것이거나 건조시설에서 개조하려는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38노스’는 지난달 27일 신포조선소 잠수함 진수시설 옆으로 부유식 드라이독이 옮겨졌다는 사실을 위성사진을 토대로 보도한 바 있습니다.
당시 이 매체는 드라이독이 잠수함 진수시설 옆으로 이동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새 탄도미사일 잠수함이 완성돼 간다는 의미거나 잠수함 제조창과 부두를 오가는 궤도를 정렬하려는 목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한미 정보당국이 긴밀히 협조하며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부승찬 한국 국방부 대변인 (지난달 29일 기자설명회):한미 정보당국 간의 긴밀한 협조 체제하에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추가로 설명드릴 사항은 없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신포조선소 내 동향과 북한이 발신해온 메시지, 지금까지 공개해온 미사일 관련 기술력을 감안하면 가까운 시일 안에 SLBM 시험발사가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북한이 한미 측과 여전히 긴장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오는 15일 김일성 생일을 맞아 군사 행동을 보여주려 할 수 있고, 이는 신형 SLBM 시험발사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 :새로운 미사일로 고강도 도발을 할 수 있는 정도가 돼야 북한 주민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면서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통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이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입니다.
박 교수는 다만 SLBM이 미국 본토를 겨냥한 고강도의 도발을 할 수 있는 무기인 만큼 북한이 섣불리 무력시위에 동원하기는 어려울 가능성도 함께 제기했습니다.
북한이 SLBM을 동원해 도발한다면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북한에 강한 문제제기를 할 것이고, 이에 따라 현재 검토 중인 대북정책의 방향을 강경하게 돌릴 수 있다는 점을 북한이 간과할 수 없을 것이란 설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