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이 잠수함을 건조하는 신포조선소 내에서 최근 활발한 움직임이 잇따라 포착된 것과 관련해 여러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한미 정보당국과 미국 내 북한전문매체 등에 의해 활발한 움직임이 포착된 북한 함경남도 신포조선소.
신포조선소는 북한이 핵무기 역량을 한층 강화할 수 있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잠수함을 개발하는 시설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12일 신포조선소 내의 이 같은 움직임이 SLBM 발사 준비와 관련된 것일 수 있다는 일각의 지적과 관련해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준락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한국 군은 한미 정보당국 간의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그러면서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신포조선소에서 포착된 SLBM 발사 준비 정황에 대해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난 8일 국정원의 보고에 따르면 북한 SLBM의 수중사출시험장비인 발사관이 신포조선소 의장구역에서 진수구역으로 옮겨졌다”며 이 같은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배에 필요한 장비를 정비하는 의장구역에서 200미터 정도 떨어진 진수구역으로 이동한 사실이 국정원에 의해 확인됐다는 설명입니다.
하 의원은 그러면서 국정원이 이 같은 미사일 발사관의 이동과 관련해 정비작업일 가능성과 함께 실제로 모종의 움직임을 위한 준비 작업일 가능성을 모두 염두에 두고 주시하고 있다며 SLBM 시험발사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이어 한국 정부에 “한미 공조를 더욱 튼튼히 하고 북한의 SLBM 도발에 대한 대비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앞서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현지 시간으로 지난 10일 북한 신포조선소에서 SLBM 시험용 선박을 개보수하는 정황이 포착됐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38노스는 10일 촬영된 위성사진을 근거로 신포조선소에 있는 SLBM 시험용 바지선에서 미사일 발사관이 제거됐을 가능성이 크며, 이는 기존 발사관을 정비하거나 더 큰 미사일을 담을 수 있는 새 발사관 혹은 새로운 발사 장비로 교체하는 작업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와 관련 연구기관들은 최근 신포조선소에서 관측되는 일련의 움직임을 잇달아 전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연합뉴스는 지난 11일 복수의 한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지난 2019년 7월 공개한 3천톤급 추정 잠수함의 건조 작업이 이미 완료됐다는 것이 한미 정보당국의 공동 평가라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한국 군과 정보 당국은 1천8백톤급, 즉 로미오급 잠수함을 개조해 건조한 3천톤급 추정 잠수함이 전폭 7미터, 전장 80미터 안팎의 규모로 SLBM 3발을 탑재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일본 정부도 12일 해당 보도와 관련해 “북한의 동향을 한국, 미국과 긴밀히 연계하면서 정보수집과 분석, 경계, 감시에 힘쓰고 있다”며 계속 전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과 관련해 오는 15일인 북한의 최대 명절 김일성 생일, 즉 태양절을 계기로 SLBM 시험발사가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미국 본토까지 겨냥할 수 있는 위협적인 무기임을 감안하면 실제 도발을 감행하는 것이 쉬운 선택은 아닐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 : SLBM은 사실상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무기체계이기 때문에 시험발사를 감행하면 상당한 고강도 도발이 되는 것입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에 대해 매우 강력한 문제제기를 할 수 있고, 미국의 대북정책이 강경책으로 선회하는 상황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SLBM 도발 가능성을 둘러싼 미북 간의 긴장 관계는 물론, 미사일이 여전히 개발 과정에 있는 만큼 실제로 발사했을 때 실험이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도 북한 당국으로선 부담일 것으로 진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