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미북접촉 시도 긍정적...대화 계기 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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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통일부는 미국 측이 새로운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북한과의 접촉을 시도한 것과 관련해 미북 간 대화 계기를 마련하는 차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주 대북정책 검토결과를 설명하겠다며 북한 측에 접촉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

11일 한국 연합뉴스에 따르면 북한은 미국의 이 같은 제안에 “잘 접수했다”고 반응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의 이 같은 반응은 미국의 접촉 제안 연락을 거부하지 않고 실무 차원에서 접수했다는 의미로 풀이되며, 접촉에 응할지 여부는 북한 당국의 내부 검토를 거쳐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통일부는 이날 미북 간 대화 계기를 마련하는 차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미북 간 대화 접촉 진행 상황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여러 접촉의 과정을 거쳐 미북이 실제로 빨리 마주 앉아 대화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다면 긍정적이라고 평가한다”고 대답했습니다.

다만 북한의 반응과 관련해선, 단정하거나 예단하기보다는 상황을 차분하게 지켜보는 것이 첫 번째라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 당국자는 또 “지금은 대화가 복원될 여건을 만드는 것이 매우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를 위해 북한의 반응을 주시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와 관련해 북한이 아직 구체적인 내용까지는 드러나지 않은 미국 대북정책의 윤곽을 놓고 심사숙고를 하고 있을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북한이 미국의 대북정책을 직접 비난하지는 않았지만 지난 2일 내놓은 담화를 통해 일단은 우회적으로 비판적인 반응을 내놓은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북한은 5월 2일 대북 정책에 대한 것은 아니지만 우회적으로 대미 비난 담화 두 건을 동시에 냈습니다. 일단 첫 반응은 부정적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이 원하는 유인책이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다만 미북 비핵화 대화 등에 단계적으로 접근하겠다는 미국의 입장은 북한이 원하는 단계적 협상, 이른바 ‘스몰딜’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며 북한도 대응 방향을 놓고 고심하고 있을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또 북한이 미국의 접촉 제안을 실무적으로 받아들였다는 사실이 좀 더 공식적으로 확인되거나 발표될 때까지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미국의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5일 복수의 미 행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북한이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설명하겠다는 미국의 접촉 시도에 응답하지 않은 상태라고 전한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박지원 한국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한미일 정보기관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했습니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 내각이 출범한 뒤인 지난해 11월에 이어 6개월 만에 일본을 다시 찾은 박 원장은 오는 12일 도쿄에서 애브릴 헤인스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 다키자와 히로아키 일본 내각정보관과 함께하는 한미일 3국 정보기관장 회의에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국 정보기관장 회의에서는 북한과 중국의 동향을 비롯한 동북아시아 정세,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새 대북정책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입니다.

지난 1월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는 동맹 중시 정책에 따라 한미일 3국 간 핵심 기관장 회의를 잇달아 개최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지난달 2일 워싱턴DC 인근 해군사관학교에서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서훈 한국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이 참여하는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를 연 바 있습니다.

이어 지난 5일에는 영국 런던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 회의를 계기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정의용 한국 외교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 간 3국 외교장관 회담을 주최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흐름 가운데 이번에 열리는 한미일 정보기관장 회의에서는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문제 등 3국 간 공통 현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