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통일부는 북한이 한미 미사일지침 해제를 비난하는 논평을 내놓은 것과 관련해 북측의 동향을 신중하게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31일 관영매체를 통해 한미 미사일지침 해제를 비난하는 논평을 내놓은 북한.
북한 관영매체는 이날 김명철 국제문제평론가 명의로 낸 ‘무엇을 노린 미사일 지침 종료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한미 미사일지침 해제가 미국의 고의적 적대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현지 시간으로 지난 21일 열린 정상회담에서 한국 군의 미사일 사거리 800km 제한을 해제하는 데 합의한 것에 대한 입장 표명으로, 북한이 한미 정상회담 이후 관영매체를 통해 처음 내놓은 반응입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통일부는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개인 명의의 글을 정부가 직접 논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이종주 한국 통일부 대변인 : '북한의 반응에 대해서 정부가 신중한 입장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입장입니다. 개인명의의 글인 만큼 정부가 직접 논평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이날 북측 논평의 형식과 관련해 “특별히 어떤 공식 직위나 직함에 따라 발표된 글은 아닌 것으로 본다”며 일각에서는 해당 논평이 발표 형식으로 볼 때 수위가 낮다는 평가도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북한의 이번 반응과 그 발표 형식만으로 입장이나 논평을 내놓는 것 보다는 신중한 입장에서 북한의 반응을 지켜볼 것이라고 거듭 밝혔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또 이인영 장관이 최근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협력을 진전시킬 여건이 조성됐다는 판단 아래 이번 주 남북교류사업자들을 잇달아 면담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르면 이 장관은 다음 달 1일 금강산 관광 사업자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4일에는 금강산 골프장 건설 등으로 대북 관광 사업에 참여한 이중명 대한골프협회장 겸 아난티 그룹 회장을 면담합니다.
통일부는 남북이 2018년 평양공동선언 등에서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 관광을 정상화하기로 합의한 바 있기 때문에 이를 이행하는 차원에서 금강산 관광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 나간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통일부는 이번 면담 자체가 금강산 관광 정상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하는 자리는 아니며, 관광 사업과 관련한 사업자의 의견을 청취하고 함께 논의하는 자리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인영 장관의 미국 방문 계획과 관련해서는, 한미 정상회담 후속조치를 이행하고 회담 성과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6월 말 방미를 추진하는 방향으로 관계기관 간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6일 이후 24일째 공개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에 대해서는 “올해 들어 가장 긴 기간 동안 공개 활동 보도가 나오지 않고 있다”며 다만 한국 정부가 그 기간만으로 특정한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 장관은 이날 오후 제주도의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습니다.
이 장관은 이 자리에서 최근 남북·미북 관계가 답보상태를 보여 왔지만 올해 새로운 분위기가 형성되기 시작했다며 북한도 미국의 새 행정부 출범과 함께 새로운 한반도 정책을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이어 최근 한미 정상회담이 좋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와 함께 북한이 한국·미국과의 대화에 나서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