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방부 “한미, 북 동향 추적감시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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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한국 국방부는 한미 간 긴밀한 협조를 바탕으로 북한의 군사 동향을 지속적으로 추적·감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11일 한국 국방부에서 열린 기자설명회.

한국 국방부는 한미 정보당국 간 긴밀한 협조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북한의 미사일 등 군사 관련 동향을 지속적으로 추적·감시하고 있다는 것인데, 북한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포착됐다는 한국 언론의 보도에 대한 입장을 나타낸 것입니다.

문홍식 한국 국방부 부대변인 : 한국 군은 항상 말씀을 드리지만 지금도 한미 정보당국 간의 긴밀한 협조체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의 미사일 관련 동향 등을 지속적으로 추적·감시하고 있습니다.

앞서 한국의 동아일보는 11일 오전 미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최근 북한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이동식발사차량(TEL)을 이용해 시험 운행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미 당국은 지난달 25~27일 평안남도 평성 사인리에서 이를 포착하고 현재 각각 4~6개의 새 ICBM과 TEL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당장 ICBM 시험발사에 나서기보다는 이를 노출해 미국을 압박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북한이 이를 통해 대북제재 면제·해제를 이끌어내려 하고 있다며 최근 ‘대남관계’를 ‘대적관계’로 전환하며 한국을 압박하고 있는 것도 결국은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 : 한국과의 관계를 대적관계로 새로 규정하고 압박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런 북한의 태도는 결국 미국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미국에 대한 압박을 통해 북한이 원하는 제재 면제와 해제를 이끌어내는 것이 지난해 12월에 밝힌 정면돌파전 노선의 정의고, 이 방향으로 북한이 가고 있다고 봅니다.

박 교수는 북한이 ICBM 시험발사에 나설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이를 노출하는 것만으로도 트럼프 행정부에 적지 않은 압박과 부담이 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다만 지금처럼 미중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북한이 섣불리 ICBM 시험발사에 나선다면 미국 내 정치상황을 고려할 때 트럼프 행정부가 매우 강력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같은 경우 미국이 갈등 중인 중국과 함께 북한을 한 데 묶어 비판할 가능성이 있어 이는 중국에도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에 포착된 ICBM이 고체연료를 이용한 신형 미사일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이 지난해 말 당 전원회의에서 ‘새로운 전략무기’를 예고한 점이나 기존의 화성 14, 15형 미사일에 액체연료 엔진을 이용한 점으로 미뤄 이번엔 새로운 무기를 개발하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이어 이 같은 미사일을 실제로 발사하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며 이번에 노출된 것은 시험발사가 가능한 시제품이라기보다는 실측모형일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면서 미사일 여러 개를 이동차량에 실어 동시에 움직였다는 점에서 실제 발사보다는 오는 10월 당 창건 75주년 기념 군사행진을 위한 준비 작업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이 ICBM 시험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이와 관련해 북한이 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면서 오는 8월 한미 연합훈련이나 10월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그 시점으로 제시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에서 전략무기를 ‘고도의 격동상태’에 두라고 한 것도 이를 예고한 것이란 설명입니다.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 : 북한이 이미 대미 정면돌파전을 연초에 선언했고 신형 전략무기도 보여주겠다고 했으며, 이를 고도의 격동상태로 대기시키라고 했습니다. 이를 보면 북한이 뭔가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고 보여 도발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봅니다.

신 센터장은 이 같은 북한의 준비가 미북 비핵화 대화가 결렬된 후 지난해부터 이미 이뤄지고 있었을 것이고, 거슬러 올라가면 남북미 간 대화가 오가던 2018년에도 북한이 꾸준히 핵능력을 향상시키고 있었을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전략무기 도발을 감행한다면 이는 올해 말 대통령선거를 앞둔 미국을 자극하는 것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압박해 선거 전에 대북제재 양보를 받아내야 하는 북한으로서는 미북관계 악화를 감수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ICBM 시험발사는 미국이 제시한 ‘레드라인’, 즉 금지선을 넘는 행위이지만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이 북한에 대한 군사행동에 나서기는 어렵다는 걸 계산했을 것이란 설명입니다.

또 중국과 러시아는 현재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만큼 북한이 도발하더라도 압박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편 한국 군은 이날 경북 울진 죽변 해안에서 육해공군 합동 해상사격훈련을 실시했습니다.

앞서 한국 군은 지난달 19일 같은 장소에서 훈련을 시행하려 했지만 기상 악화를 이유로 연기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