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정부는 오는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유치가 사실상 무산된 데 대해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며, 향후 스포츠를 통한 협력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11일 호주, 즉 오스트랄리아 브리즈번을 오는 2032년 올림픽 개최지로 결정하고 다음 달 2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릴 총회에서 투표에 부치기로 한 IOC, 국제올림픽위원회.
이로써 2032년 하계올림픽을 남북이 서울과 평양에서 공동 개최하겠다는 제안은 공식적으로 무산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유치가 한반도 평화와 남북 간 화해협력의 계기가 되기를 바라왔다”며 이번 IOC의 결정을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앞으로 남북 간 스포츠를 통한 협력과 남북 정상이 지난 2018년 9월 19일 합의한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다양한 계기를 찾으려는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남북 정상이 합의한 2018년 9·19 평양공동선언에는 ‘2032년 하계올림픽의 남북 공동개최를 유치하는 데 협력한다’는 내용이 포함됐고, 이에 따라 남북은 IOC에 서울·평양올림픽 개최 의사를 전달한 바 있습니다.
최근 북한은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다음 달 개막 예정인 도쿄올림픽에 이어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예선에도 불참을 선언했고, 체육 행사를 통한 남북관계 개선을 기대해온 한국 정부는 이에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최영삼 한국 외교부 대변인 (지난 4월):한국 외교부는 일본이 신형 코로나 방역대책을 세우면서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을 지지하며, 올림픽은 세계 평화의 제전으로 앞으로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북한이 참여하기를 기대합니다.
이런 가운데 이인영 한국 통일부 장관은 전국농민회총연맹 주최로 열린 평화경작지 조성 기념 모내기 행사에 참석해 남북 간 농업협력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습니다.
이 장관은 경기도 연천군 군남댐 홍수 조절 부지에 조성된 평화농장을 찾아 “이곳이 불통의 공간에서 신뢰의 공간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며 향후 남북 농업협력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군남댐은 임진강 최북단에 위치한 홍수조절용 댐으로, 지난해 북한 측의 일방적인 방류로 수위가 역대 최고치까지 상승하면서 인근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등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경기도는 군남댐 홍수 조절 부지 일부에 평화경작지를 조성해 여기서 생산되는 경작물을 활용한 대북 인도협력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한편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를 지낸 한국의 제1야당 국민의힘 소속 태영호 의원은 이날 한국 정부의 금강산 관광 정상화, 골프대회 유치 추진 등과 관련한 민간 차원의 남북 협력 추진 방안에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태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한미 정상회담 이후 남북 간 대화 및 협력을 되돌리려는 한국 정부의 움직임이 가속화되는 양상”이라며 금강산 관광과 골프 대회가 인도주의와 관련한 문제인지 여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이어 “이산가족의 경우 고령임을 감안할 때 인도적 차원에서 하루속히 상봉을 추진해야 한다”며 “그러나 이를 넘어서는 개별 관광이나 골프 대회는 인도주의와 관련이 없을뿐더러 북한 비핵화에 아무런 진전이 없는 상황에 적절하지도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태 의원은 또 문 대통령이 G7, 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해 남북관계 개선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정착시키겠다는 구상을 다시 내세우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 정부가 지난 4년간 추진한 한반도 평화 정착방안은 북한의 핵 능력만 강화시켰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관광객 피살로 인해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지난 2008년과 북핵 문제로 강력한 유엔 제재가 이뤄지고 있는 지금은 엄연한 차이가 있다며, 지금이라도 북한이 비핵화에 의미 있는 진전을 보일 수 있도록 설득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