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트럼프 대통령 ‘속도조절’ 발언, 문 대통령과 다르지 않아”

청와대에서 차량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에서 차량이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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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한국 청와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북 대화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이 발언이 미북 간 조속한 대화를 촉구한 문 대통령의 입장과 차이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청와대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조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입장과 다른 것이 아니라는 뜻을 밝혔습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3일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의견이 미북 대화가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문 대통령과 차이를 보이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의견 차이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12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대북 관계가 잘 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도 “서두르지 않겠다”는 표현을 네 차례나 썼습니다.

노르웨이를 국빈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같은 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보다 조기에 만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최대한 늦게 만나겠다고 한 의미는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발언 전체 맥락을 볼 때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만남을 미룬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이야기가 서로 다르다고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남북 정상회담 개최 시기와 관련해 한미 간 견해차가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난 4월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에서 의견이 오간대로 한미 간에는 결코 이견이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같은 날 남북 정상회담 추진 상황과 관련해 “톱다운, 즉 하향식 문제해결 방식의 정상회담이 조기에 개최될 수 있도록 집중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말하면서 다만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고위급 회담을 북한 측에 제의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정상회담을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하는 단계에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김연철 한국 통일부 장관도 같은 날 서울에서 열린 6·15 남북 정상회담 19주년 기념 학술회의 축사를 통해 “다시 남북, 미북, 한미가 선순환해서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스를 재가동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김 장관은 “남북미 세 당사자는 숨 가쁘게 달려온 시간을 지나 잠시 숨을 고르며 협상의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지금 한국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한국의 내일과 후손들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