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군 “확고한 대비태세 유지...북한 군 동향 면밀 감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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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한국 군 당국은 대남 군사도발을 시사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와 관련해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3일 본인 이름의 담화를 통해 ‘다음 번 대적행동의 행사권을 북한 군 총참모부에 넘겨주려고 한다’며 대남 도발 행동을 예고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한국 군은 이와 관련해 북한 군의 동향을 면밀히 감시하면서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준락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 북한 군 동향은 면밀히 감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국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 군 당국은 김 제1부부장의 담화와 관련해 최전방의 대북 감시태세를 강화했습니다.

주한미군도 지난 13일부터 사흘 연속 정찰기를 출동시켜 대북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경두 한국 국방부 장관도 15일 한 행사 기조연설을 통해 한반도에 긴장감이 매우 고조된 상황이라며 “한국 군은 모든 상황에 대비해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고도화되고 있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대응하기 위해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맞춤형 억제전략 이행을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지속 발전시키고, 한국형 미사일 방어능력과 전략적 타격능력을 체계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김여정 제1부부장이 시사한 대로 곧 한국을 향한 군사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김 제1부부장의 담화가 지난 4일에 이어 13일에도 북한 주민들이 보는 관영매체에 실린 점에 주목했습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 : 대내 관영매체에 실렸다면 북한 주민들도 이 내용을 다 아는 것이기 때문에 향후 어떤 식으로든 북한 당국이 실행에 옮길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봅니다.

박 교수는 북한이 도발을 해 온다면 먼저 9·19 남북 군사합의 무효화 조치로 시작할 가능성이 크고 NLL, 즉 서해 북방한계선을 중심으로 한 도발이 이뤄질 수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처음엔 NLL 북쪽을 향한 위협사격으로 시작해 이후에는 남쪽으로 공격 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또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철거도 관영매체를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이미 공개된 만큼 어떤 식으로든 행동에 옮길 것으로 보인다는 게 박 교수의 분석입니다.

북한이 최근 며칠 사이 대남 공세 수위를 높여가며 이른바 ‘속도전’을 펼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대내 결속을 통해 내부의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감염증 사태로 인한 경제난을 그 가운데 하나로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한국을 향한 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결국 궁극적인 목표는 미국으로 보이며 이른바 동맹의 ‘약한 고리’인 한국을 통해 먼저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것이지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나 핵실험 등 이른바 금지선을 넘어설지 여부는 아직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인배 협력안보연구원장은 북한이 미국 보다는 한국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11일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이 관영매체를 통해 남북문제에 개입하지 말라며 미국을 비난한 사례를 근거로 들었습니다.

이인배 협력안보연구원장 : 미국은 남북 문제에 끼어들지 말라, 이건 민족 내부 문제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남북 관계와 미북 관계를 완전히 분리해서 얘기하려고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을 염두에 두고 미국을, 미국을 염두에 두고 한국을 겨냥하는 방식은 아닐 것이란 생각입니다.

이 원장은 북한이 어떤 형태로든 도발을 해 올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공작이나 해킹 공격 등 비정형적인 방식이 아니라 어떤 것이든 공개적인 수단을 통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번 김 제1부부장의 담화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북한이 대북전단을 향한 고사포 조준사격이나 공동연락사무소 폐쇄, 미국을 향한 핵실험이나 ICBM 시험 발사 등으로 도발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4년에는 경기도 연천 인근 민통선에 대북전단을 향해 쏜 북한 군의 고사포탄이 떨어져 남북 간에 군사적인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