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9 합의는 3차 남북 국방 합의...비교적 잘 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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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북이 지난 2018년 내놓은 9·19 군사합의가 남북 국방 장관 간에 이뤄진 세 번째 군사 분야 합의에 해당하며, 과거 두 차례 합의와 비교할 때 비교적 잘 이행되고 있다는 평가가 한국 내에서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장철운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은 24일 열린 ‘제주포럼’에서 남북이 지난 2018년 발표한 9·19 군사합의가 남북 국방장관이 군사 분야에서 내놓은 세 번째 합의에 해당한다는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지난 2000년 제주도에서 합의된 남북 국방장관회담 공동보도문, 2007년 평양에서 발표된 10·4 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 국방장관회담 합의서에 이은 남북 국방장관회담 3차 합의로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장철운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 : 9·19 남북 군사합의는 3차 남북 국방장관회담 합의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18년 9월 중순 남북 정상회담과 함께 이뤄졌고,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라는 명칭이 부여된 바 있습니다.

장 부연구위원은 현재의 남북, 미북 대화 교착 상황과 여러 차례 불거진 북한 측의 군사합의 위반 논란에도 불구하고 앞선 합의들과 항목별로 비교할 때 9·19 군사합의는 비교적 잘 지켜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남북 간 우발적 충돌 소지를 강력하게 규제하기 위해 양측의 군사력 배치 및 운용 제한지역을 대폭 확대했고, 이는 상당 부분 이행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2018년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물인 ‘판문점 선언’을 합의서 명칭에 포함시키는 등 양 정상이 군사합의를 정상회담과 연결시켜 그 이행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있다는 점이 배경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장 부연구위원은 다만 합의가 완전하게 이행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하면서, 남북 군 당국이 양측의 군사적 적대관계를 감안해 미온적인 태도를 버리지 않고 있으며 최근 몇 년 동안 한미의 대북관계와 정책이 전반적으로 변한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특히 지난 2019년 2월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미북관계가 교착 상태에 빠지고 최근 미국의 새 행정부가 출범한 것이 주요한 원인이라는 분석입니다.

정영철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도 같은 토론회에서 하노이회담 결렬을 분위기 악화의 주요 계기로 꼽으면서 합의 사항 가운데 미국과의 협의가 필요하거나 한국과 미국이 협력해서 이행해야 하는 부분들이 상대적으로 이행에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정영철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 : 향후 남북이 또 다른 합의를 한다고 했을 때 그를 실행에 옮길 한국 정부의 자율적인 능력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결국 남북, 미북, 한미관계의 선순환 구조를 어떻게 만들지가 중요한 문제인 것입니다.

히라이 히사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초빙연구위원은 이 자리에서 합의 등과 관련한 북한 측의 태도를 전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6·15 남북 공동선언이나 싱가포르 합의 등 최고지도자가 깊이 관여한 경우에 상대적으로 합의 사항을 잘 지켜왔다며, 중요한 합의에는 어떤 식으로든 최고지도자를 관여시키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또 남북 간 2000년 군사합의를 통해서는 금강산 육로관광을, 2007년 합의로는 남북 간 철도연결을 시도하는 등 북한은 어떤 형태로든 실리를 얻을 수 있을 때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며, 이번에도 북한에 일정한 이익을 보장하면서 이를 큰 테두리 안에서 합의의 일부로 편입시키는 형태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