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국의 전문가들은 지난 19일 공개된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 내용으로 미뤄 북한이 당분간 특별한 군사행동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9일 북한 관영매체가 개최 사실을 공개한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와 비공개회의.
이에 따르면 공개 전날인 18일 열린 회의에선 일반적인 군사사업 문제와 군 내부 인사 및 정치사상 생활 등이 논의된 가운데 뚜렷한 대미, 대남 메시지는 대외적으로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해 북한이 당분간 오는 8월로 예고된 한미 연합훈련 실시 여부 등 미국과 한국의 움직임을 살피며 군사행동을 잠시 보류하기로 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북한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와 비공개회의에서 대남·대미 비난이 없었고 신형 코로나 사태까지 겹쳐 당분간 북한이 선제적으로 군사적인 무력시위나 도발을 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분석합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 총참모부가 제기한 대남 군사행동을 보류하겠다고 천명한 것의 연장선상에서 연합훈련을 포함한 한미 동향을 지켜보며 이 같은 기조를 이어갈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앞서 북한 군 총참모부는 지난달 금강산·개성공단 부대 전개, 비무장지대(DMZ) 초소 복원, 접경지 병력 증강과 훈련 재개, 대남전단 살포 지원 등 이른바 대남 4대 군사행동을 예고했지만 며칠 뒤 김정은 위원장이 이를 보류한 바 있습니다.
양 교수는 이와 함께 북한이 회의에서 ‘전쟁억제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발표한 점 등을 감안하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전략무기와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비롯한 이른바 신종무기 4종 세트 등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을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다만 두 달 전 4차 확대회의에서의 쓴 ‘핵전쟁억제력’이란 표현을 이번에는 ‘전쟁억제력’으로 대체한 것은 미국을 향한 메시지의 수위를 낮춘 것이란 설명입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이번 회의에서 북한 군 총참모부의 4대 조치를 승인했다는 내용이 발표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대미·대남 비난 담화 등 최근 계속된 한미를 향한 공세 이후 북한이 양국의 대응을 지켜보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란 분석입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공세를 취한 뒤 잠정적으로 기다리고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입니다. 그 상황에 예정된 당 중앙군사위 회의를 한 것 같고, 그러나 일단 대비태세는 유지하되 공격적인 행보를 보인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그러면서 8월 한미 연합훈련 실시 여부가 일단 군사행동을 보류한 북한의 향후 행보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고, 회의에서 ‘군수 생산계획’을 논의했다고 발표한 것으로 미뤄 이른바 신종무기 4종 세트에 대한 무기체계 확보와 이를 운용할 부대편성 등도 논의됐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또 김정은 위원장이 평양종합병원 건설현장을 찾아 ‘마구잡이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완공까지 몇 달 남지 않은 상황에서 책임자 교체를 지시했다는 보도와 관련해선 이는 총체적 난국에 빠진 김정은 체제의 어려움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