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국 국방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위적 핵 억제력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한미가 북한의 핵무기 보유에 대비한 맞춤형 억제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연합뉴스는 28일 북한 관영매체를 인용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국전쟁 휴전 67주년을 맞아 ‘자위적 핵 억제력’을 언급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27일 평양에서 열린 제6회 전국노병대회에서 국방력을 강화하겠다며 이같이 연설했고, 올해 들어 김 위원장의 입에서 핵 억제력 발언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국방부는 한미가 북한의 핵무기에 대해 맞춤형 억제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경두 한국 국방부 장관 : 기본적으로 한미 간의 맞춤형 억제전략을 구사중입니다. 핵과 관련된 부분은 미국의 핵우산 정책을 시작으로 맞춤형 억제전략에 따라 현재도 진행되고 있고, 한국 군은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게 된다면 재래식 무기로도 그에 대응할 수 있는 국방력을 건설해 나갈 것입니다.
정경두 한국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나와 첨단 무기를 갖춰 관련 체계를 구축해 나가면서 핵과 관련된 부분에는 미국의 핵우산 정책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한미 동맹의 근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핵우산이란 핵 비보유국이 핵을 가진 동맹국의 핵전력에 의지해 국가의 안전보장을 도모하는 것을 말합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자위적 핵 억제력’ 발언과 관련해 이를 공격적인 의미로 해석하기는 이르다고 평가했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의 이번 발언이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 10일 내놓은 담화에서 ‘자신들을 다치게 하지 않는다면 모든 것이 편하게 흘러갈 것’이라고 밝힌 것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자위적 차원의 핵 억제력이라는 표현을 썼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핵을 보유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북한은 협상 중에도 항상 그런 표현을 써 왔습니다. 그래서 이번 발언을 특별히 공격적인 내용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번 발언을 향후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미국이 설정한 이른바 ‘금지선’을 넘겠다는 경고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감염증 사태 가운데 전국 노병대회를 강행했다는 데 주목하면서 대북제재와 신형 코로나로 체제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내부 결속을 위해 무리해서 행사를 개최한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북한이 미국과의 대결에서 승리했다고 주장하는 한국전쟁 휴전기념일에 미국을 향해서는 핵을 통한 체제 수호 의지를 보이면서 주민들에게는 안보 불안을 해소해주며 내부결속을 다지려고 한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 위원장의 발언이 핵개발 의지를 천명했다기보다는 궁극적으로 국방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면서도 한미와 대화하겠다는 메시지는 없었다는 점에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북한이 핵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통해서 국방력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자신들의 평화를 지키겠다는 의도를 보인 것인데, 아쉬운 점은 대화와 교류를 통해 이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메시지가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양 교수는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폐기가 없는 한 먼저 핵을 포기하지는 않겠다는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의 한 언론은 일본 정부 내에서 미국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보유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일본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적 기지 공격 수단의 하나로 토마호크 도입 주장이 제기됐고, 만약 해상자위대 이지스함이나 호위함에 이를 탑재할 경우 북한 대부분과 중국 영토 일부가 사정권에 들어오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