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정부는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을 계기로 북한 측에 영상회담을 위한 화상회의 체계 구축 논의를 제안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달 27일 13개월 간 단절돼 있던 남북 통신연락선을 전격 복원한 한국과 북한.
한국 정부는 2일 기자설명회에서 통신연락선 복원을 계기로 북한 측에 화상회의 체계 구축 논의를 제안하는 통지문을 한국 측 연락사무소장 명의로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르면 북한 측은 아직 제안에 대한 답신을 보내오지 않은 상황이며, 한국 정부는 북한이 호응해 오는대로 준비를 신속하게 진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이종주 한국 통일부 대변인 :한국 정부는 북측이 호응해오는 대로 영상장비의 호환성 점검, 통신망 연결, 운용 시험 등을 신속하게 진행하여 남북영상회담 체계를 조속히 갖출 수 있도록 준비해나갈 예정입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에 물리적 재연결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선 “통신연락선 복원은 남북 간 신뢰 회복의 출발점”이라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그러면서 “통신연락선 복원을 시작으로 남북 간 대화가 재개될 수 있도록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남북관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1일 담화를 통해 남북 간 통신연락선 복원에 “단절됐던 것을 물리적으로 다시 연결시켜놓은 것뿐이라는 그 이상의 의미를 담지 말아야 한다”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남북이 통신연락선 복원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평양 방문 문제를 논의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와 관련해선 한국 정부는 “정상 간 친서 교환 과정에서 교황의 방북과 관련한 논의는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교황의 방북이 성사된다면 한반도 평화 정착방안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방북 추진 시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한국 내 민간단체의 대북인도협력 물자 반출 승인을 지난달 30일 재개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인도협력 민간단체 측의 지속적인 요청과 북한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보건·영양 물자 협력의 시급성 등 남북 간 인도협력의 필요성을 감안해 이뤄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복원된 군 통신선을 통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에서 불법 조업하는 외국 선박의 정보를 구체적으로 한국 측에 통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연합뉴스는 2일 한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지난달 27일 이후 서해 군 통신선으로 서해 NLL 일대에서 불법 조업하는 중국 선박에 대한 정보를 한국 측에 정상적으로 통보하고 있고, 남북 간 정보 교환은 팩스로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 측이 매일 오전 9시 특정 경도와 위도상에 선박이 몇 척 있는지 등 구체적인 내용을 통보하고 있고, 이는 한국 측이 파악한 내용과 대부분 일치한다는 설명입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군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남북이 불법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에 대한 정보를 상호 교환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한국 정부는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 이후 한반도 정세에 대한 평가를 일본 측과 공유했습니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일본 측 북핵수석대표인 후나코시 다케히로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유선 협의를 했습니다.
양측은 통신연락선 복원 등 최근 한반도 상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실질적으로 진전시키기 위한 한일 및 한미일 간 협력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앞서 일본의 교도통신은 지난달 28일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후나코시 국장이 통화했고, 양측은 통신선 복원이 긍정적인 움직임이며 이를 환영한다는 점에서 인식이 일치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