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오는 21일 한국을 방문해 서훈 한국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만납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청와대는 19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오는 21일부터 이틀 동안 한국을 방문한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양 정치국원은 자신을 초청한 서훈 한국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22일 부산에서 회담할 예정입니다.
이는 지난 2018년 7월 비공개 방한 이후 2년여 만에 이뤄지는 양 정치국원의 한국 방문으로 서훈 실장과 만나는 것은 서 실장의 국가안보실장 취임 후 이번이 처음입니다.
한국 청와대 측은 양 정치국원이 서 실장을 만나 오전 회담과 오찬 협의를 통해 한반도와 국제정세,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감염증 대응 협력, 고위급 교류를 비롯한 양자 관계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정재흥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중국 측이 양 정치국원의 방한을 통해 북핵 등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한국 정부의 역할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북한을 비핵화하는 방향으로 유도하려면 한국도 미국을 설득해 대북제재 완화 등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정재흥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 한국이 미국을 설득해서 대북제재의 일정 부분 완화 등을 이끌어내야 중국도 북한을 설득할 수 있는 것이지, 한국이 미국을 설득할 수 없는데 중국에게 무조건 요구한다고 북한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겠냐는 것입니다.
전병곤 통일연구원 부원장은 회담에서 한국이 원하는 남북관계 정상화, 남북 교류 및 경제협력 등에 있어서 중국이 할 수 있는 역할 등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전병곤 통일연구원 부원장 : 한국 정부가 북한과 남북관계, 대북정책을 원활히 이끌어나가는 데 있어서 남·북·중 간 협력 등을 논의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또 중국이 이번 방한을 통해 고조되고 있는 미중 갈등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입장을 더 고려해줄 것을 한국 정부에 요청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북핵 문제나 한국 군의 최신무기 도입 등 한국의 외교·안보 현안들이 모두 동맹인 미국과 연관돼있는 동시에 인접국인 중국과도 뗄 수 없는 문제인 만큼 향후 한국 정부가 입장을 취하는 데 있어서 중국의 안보적인 이해관계 등을 고려해달라고 요청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이번 회담에서는 올해 상반기 추진됐지만 신형 코로나 사태로 미뤄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시 주석의 방한 문제도 회담의 주요 의제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며 양국은 신형 코로나 사태가 안정돼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시 주석의 방한이 적절한 시기에 성사될 수 있도록 협의해 왔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한국이 의장국을 맡은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문제와 신형 코로나 사태 완화 이후의 고위급 교류 방안도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청와대 측은 또 양 정치국원의 방한은 신형 코로나 사태 이후 중국 고위급 인사의 첫 방한이며, 회담 장소가 서울이 아닌 부산으로 잡힌 것과 관련해서는 중국 측의 일정과 희망사항 등을 고려해 결정한 것으로 한국 내 신형 코로나 확산 문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인영 한국 통일부 장관은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중국의 적극적인 협력을 요청했습니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이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싱 대사를 만나 “중국 정부는 남북, 미북 대화를 지지하는 한편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서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계속 강조해왔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협력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이에 싱 대사는 “한반도의 대화와 평화, 비핵화는 물론 더 나아가 번영과 발전, 최종적으로는 평화 통일에 확고부동한 지지를 보낸다”고 강조하며 “남북관계와 미북 관계를 쌍두마차, 두 개의 바퀴처럼 끌고 가면 한반도 정세는 좋은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