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통일부 소통...“남북·미북 대화 조속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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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을 방문 중인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이인영 한국 통일부 장관을 만나 남북·미북 대화와 협력을 조속히 재개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1일부터 한국을 방문 중인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전날 최영준 통일부 차관을 만난데 이어 24일 오전에는 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만났습니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김 대표와 이 장관은 오전 8시 반부터 약 1시간 동안 조찬을 갖고 최근 북한의 동향을 비롯한 한반도 정세에 대해 전반적인 평가를 공유했습니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 의도를 갖고 있지 않으며, 인도주의적 협력을 포함한 외교와 관여를 통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미 양국 간 긴밀한 공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이 장관은 현재의 한반도 정세 평가 및 향후 전망과 함께 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한미의 대북관여 노력이 성과를 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김 대표는 이번 방한 기간 중 한국 당국자들을 만나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가능성을 언급하며 ‘언제 어디서든 만날 준비가 됐다’는 메시지를 북한 측에 발신한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통일부는 이번 성 김 대표의 방한 기간 중 북한 측이 별다른 특이동향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확인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은 미국 등의 주요 당국자가 방한하거나 한미 간 주요 협의 사안이 있을 때 논평이나 담화, 보도를 낸 사례가 있다”면서 이번 김 대표의 방한에 대해서는 관련 보도가 전혀 없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10일 한미 연합훈련에 불만을 제기하며 지난달 말 복원된 남북 통신연락선을 통한 연락을 끊은 이후 매일 이뤄지고 있는 한국 측의 통화 시도에 응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 중인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서도 지난 11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의 비난 담화 이후 특별한 반응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현재까지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공식 입장을 표명한 공식 기구나 당국자 명의의 담화가 나오지 않았다”며 북한의 추가 입장이 없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내에서는 김 대표가 미국으로 돌아간 후에도 북한이 도발해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최근 아프가니스탄 철군 사태 등의 영향을 받아 그 가능성이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박원곤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지난 23일 경제사회연구원 대담):만약 북한이 도발을 하고 그 효과를 극대화하겠다고 결심했다면 성 김 대표가 방한했을 때 하는 것이 미국에 분명한 메시지를 주는 것이겠지만 아직까지 그런 징후는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성 김 대표와 통일부 측의 만남이 이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통일부는 계기가 있을 때마다 미국 측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이 같은 노력이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반도 주변국과의 협력을 강조하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 문제는 남북 간 협력도 중요하지만 주변국과의 협력도 중요한 사안”이라면서 “러시아, 중국 등 주요국과도 계기가 있을 때마다 관련 소통을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역시 한국을 방문하고 있는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차관 겸 6자회담 수석대표는 이날 노규덕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나 한러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가졌고, 이 자리에선 최근 북한의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반발 등으로 긴장이 고조된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이 논의됐습니다.

양측은 한반도 정세 전반에 대한 심도 있는 의견 교환과 함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 진전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고, 모르굴로프 대표는 한반도 및 역내 정세 안정의 중요성과 미북·남북 대화를 포함한 관련국 간의 조속한 대화 재개 필요성에 공감을 나타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정의용 한국 외교부 장관은 이날 최근 취임한 폴 라카메라 주한미군사령관을 만나 오찬을 하며 한미동맹 발전 방안과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라카메라 사령관은 이 자리에서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유지 의무를 이행함으로써 한미동맹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밝혔고, 정 장관은 사령관의 취임을 축하하며 한미동맹 발전과 한반도 평화·안정에 기여해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