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룩스 전 사령관 “북, 대선 앞둔 내년이 한국 상대하기 좋다 생각”

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2020 서울안보대화 화상세미나'에서 패널들이 토론하고 있다.
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2020 서울안보대화 화상세미나'에서 패널들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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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군사령관은 북한이 한국의 대통령 선거를 앞둔 내년쯤 한국 정부와 대화하려 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3일 한국 국방부가 주최하는 국방 차관급 다자안보 협의체 ‘2020 서울안보대화(SDD)’에 참석한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군사령관.

브룩스 전 사령관은 이 자리에서 현재 대화의 문을 닫은 북한이 한국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내년쯤 대화를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북한이 선거를 앞두고 대북정책의 성과가 필요한 한국 정부의 입장을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군사령관 : 북한은 2021년이 한국 정부를 상대하기에 더 좋은 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 이후에 대통령 선거철이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2021년 이후에는 분명히 성과가 필요할 것이란 점을 알기 때문에 그 때까지 기다렸다가 교류하려 할 수 있습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북한이 한국 대선을 앞둔 내년이 한국 정부를 상대하기 더 좋은 시기라고 생각해 현재는 대화에 나서지 않고 있다면서, 한국이 대화의 문을 계속 두드리겠지만 북한은 유리한 시점이 될 때까지 답을 하지 않거나 부정적으로 답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입장에서 현 시점에는 한국이 다가오는 것이 오히려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미북 대화와 관련해서는 북한이 올해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미국과는 대화의 문을 조금 열어둔 상태라며 미국 정부와의 관계가 미 대선이 끝난 후 설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습니다.

결국 북한은 미국과 한국의 대선 시기를 고려해 내년에야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란 분석입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또 제재 등 외교적인 압박과 포용을 동시에 추구해야 북한을 올바른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압박은 필수적이지만 외교적인 포용도 함께 추구해야 하며, 이는 압박만 하는 것보다 분명히 더 어려운 길이지만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브룩스 전 사령관은 북한을 상대할 때는 늘 예측불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북한이 재래식 무기 뿐 아니라 핵무기나 미사일을 사용할 가능성이 여전히 있고, 때로는 사이버 공격 등 창의적인 수단으로 공격해올 수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대화를 할지, 문을 닫을지를 늘 북한이 주도한다”는 점을 북한을 상대할 때의 어려움으로 든 브룩스 전 사령관은 압박이 없으면 북한은 변하지 않을 것이며 중국도 한반도 문제가 해결돼야 긍정적인 지역 내 역학관계가 조성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미동맹과 관련해서는 이른바 미국 안보의 ‘핵심축’이라며 특히 동맹의 군사적 측면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나카미츠 이즈미 유엔 군축대표 및 사무차장은 같은 회의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를 충실히 이행하는 가운데 북한에 대화와 협상의 여지를 열어줘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나카미츠 대표는 그러면서 이 같은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궁극적인 목표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북한의 비핵화(CVID)라며 이를 달성해야만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체제가 자리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북한 비핵화 관련 협상을 진행하면서 외교적인 노력, 더 나아가 북한의 인권 문제 등 인도주적인 노력도 함께 진행돼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판지서 중국 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소 소장은 이날 회의에서 남북미 정상이 만났지만 북한 비핵화의 방향성만 제시했을 뿐 구체적인 청사진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한계점을 보였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비핵화와 같은 어려운 도전과제를 해결하려면 대원칙을 구체적인 청사진으로 전환하기 위한 관련국들 간 주기적인 실무 회의와 잦은 교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