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라니 “북 완전한 비핵화 선행돼야 안전보장 제공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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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는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가 선행돼야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방부가 개최하는 차관급 다자안보 협의체 ‘2019 서울안보대화(SDD)’가 5일 열렸습니다.

개회식에 이어 ‘한반도 평화 정착방안과 국제공조’를 주제로 열린 첫 번째 본회의.

회의에 참석한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는 “과거 6자회담 경험을 돌이켜봤을 때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가 확실히 이뤄져야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뒤따르는 상응조치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겁니다.

이어 미북 간 비핵화 실무협상이 미뤄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미국은 이미 북한과 대화할 창구를 열어놓고 기다리고 있다”면서 북한이 대화에 나서지 않으면 더 이상의 진전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 북한이 계속 고집을 부리면서 실무협상에 나서지 않으면 진전은 없을 것입니다. 미북 정상이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공동선언문을 통해 약속한 내용이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북한이 비핵화할 준비가 안돼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과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이미 여러 차례 북한과 대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면서 평화적인 방법으로 모든 사안을 해결하겠다는 미국의 입장은 분명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제재 완화와 관련해선 대북제재를 결정한 것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라는 점을 언급하며 북한이 일단 협상장에 나와야 그 문제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북한이 ‘핵을 가진 나라, 책임감 있는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기를 원하고 있다며 북한의 일부 고위관리들은 정상국가화와 안전보장, 경제적 지원과 제재 완화까지 얻어내면서도 핵을 보유할 수 있다고 믿는 것 같다고 꼬집었습니다.

하지만 미국 등 국제사회가 이 같은 북한의 핵보유를 용인한다면 지역 내 군비경쟁이 가속화되고 이른바 ‘비국가테러분자’나 적대 국가들이 핵기술을 확보하는 등 핵확산이라는 심각한 안보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어 국제사회가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라는 목표 달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북한이 핵무기 등을 보유하도록 하는 이른바 ‘동결’에 동의하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고 강하게 우려했습니다.

또 북한은 ‘미국이 대북전략을 바꿨다’고 주장하지만 그렇지 않다면서 오히려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 개념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과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모든 주변국들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최우선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해야만 안전 보장과 경제적 지원, 정상국가화 등 훨씬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합의한 비핵화 약속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중국이 과거 6자회담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과 북한 경제의 높은 중국 의존도를 언급하면서 향후 북한 비핵화 과정에서 중국이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은 서울안보대화에 미국측에선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대표로 참석했습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이날 개회식에서 한국의 이낙연 국무총리와 정경두 국방부 장관, 박한기 합동참모본부 의장, 최병혁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 등 한국 군 수뇌부와 만나 인사를 나눴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