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이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를 앞세워 한반도 비핵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주장이 한국 내에서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8일 서울에서 열린 남북 자원협력 관련 토론회.
고유환 통일연구원장은 기조강연을 통해 고립 상태에 빠져있는 북한이 특히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고유환 통일연구원장 :북한이 비축미를 방출해야 할 정도로 내부적으로 경제가 매우 어렵고, 이는 최근 관영매체를 통해 '지금은 전쟁상태와 같다'고 표현할 정도입니다.
고 원장은 지난 2019년 초 미북 하노이 회담 결렬로 양국 관계가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감염증 사태까지 겹쳐 남북미 간 관계 진전을 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한국 내 민간단체의 대북전단을 문제 삼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을 가리켜 6·15 남북 공동선언 등 선대 지도자들이 이뤄놓은 화해·협력 관계를 적대관계로 뒤집은 것으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둔 무리수였다고 지적했습니다.
고유환 통일연구원장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는 개인적으로는 핵실험보다 더 충격적인 상황이었습니다. 선대 지도자들이 6·15 남북 공동선언을 통해서 화해·협력 관계를 만들어 놓은 것을 적대관계로 뒤집은 것은 매우 잘못된 행위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고 원장은 다만 대북 관계를 반전시킬 가능성은 아직 열려 있다며, 올해 새로 출범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합의를 이행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과 일본 등 북한 문제 당사국들이 움직이지 않는 북한에 비핵화를 우선 요구하는 것 보다는 북한과의 관계를 먼저 정상화시킴으로써 비핵화를 추동하는 방식으로 접근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특히 신형 코로나 방역 지원 등 대북 인도적 지원을 시작점으로 하는 접근법이 유효할 것이라는 게 고 원장의 설명입니다.
이런 가운데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한국의 자원개발 전문가들은 한국의 기술력과 북한의 천연자원을 결합해 신형 코로나 사태 이후의 경제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신홍준 한국 광물자원공사 본부장은 남북 자원협력에 대한 신중론도 소개하면서, 현재 북한 내 광산의 경제성만 주목받고 있을 뿐 자원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명 사고나 가스 폭발, 지표 침하, 기반 시설 부족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신홍준 한국 광물자원공사 본부장 :인명 사고나 가스 폭발, 지표 침하, 광해 문제 등을 무시하고 있는 실정으로 생산 가능한 광물 매장량에 대한 불확실성, 저품위, 깊은 심도, 열악한 기반, 광해 문제 등을 감안해 향후 북한 광물 자원을 개발한다면 투자비 증가 요인에 대한 분석이 반드시 필요한 실정입니다.
신 본부장은 북한 광물 자원에 대한 해외 투자 사례를 소개하며, 중국이 전체 44건 중 33건, 74% 정도를 차지하는 가운데 한국도 흑연과 석재, 무연탄 등 4개 분야에 대한 투자를 했지만 지난 2010년 5·24 조치로 사업이 모두 중단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