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북 ‘문 대통령 비난’에 “기본적 예의 지켜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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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통일부는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문재인 한국 대통령을 실명으로 비난한 담화와 관련해 어떤 경우에도 예의와 존중이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5일 관영매체를 통해 담화를 내고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전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 참관 시 발언을 비난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문 대통령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강도 높게 비난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통일부는 16일 “어떠한 경우에도 상대방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와 최소한의 존중은 지켜져야 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강조하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한국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며 비난한 것은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김 부부장의 담화는 남북·미북 관계 등과 관련해 여러 차례 나온 바 있지만,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실명이 직접 거론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와 관련해선 “우선 한반도 정세를 평화적,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남북 간 대화와 협력을 조속히 재개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 남북관계 발전을 진전시키는 가장 좋은 길은 대화와 협력”이라면서 “북한도 한반도 평화를 향한 대화와 협력의 길로 조속히 나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습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오후 SLBM 시험 발사를 참관하면서 “한국의 미사일전력 증강이야말로 북한의 도발에 대한 확실한 억지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한국의 정치권에서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한 유감 표명과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한국의 여당 더불어민주당의 박완주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한반도 평화 정착방안을 위한 외교협정이 한창 진행되는 가운데 북한이 무력도발을 한 것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 이러한 도발행위는 코로나19 대북 지원을 위한 한·미·일 등 유관국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이자, 명백한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에 위배되는 사항입니다.

야당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같은 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강력한 대북 경고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북한의 안보위협을 강력히 비판하고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강화하는 한편 강력한 대북 경고 메시지를 내놓아야 할 것입니다.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를 지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국이 북한에 핵시설 목록 신고 및 헌법과 모든 법령에서 핵보유국 명시 문구를 삭제하는 조치 등 구체적인 요구를 해야 하고, 이번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는 물론 남북 합의 정신에도 반하는 것이라는 명백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미 외교당국은 이날 국장급, 북핵차석대표 협의를 잇따라 열고 대북 관여 방안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대응 등을 논의했습니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정 박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부대표와 임갑수 한국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은 이날 서울에서 만나 한미 국장급 협의를 열고 대북 인도적 지원방안을 비롯한 관여 방안을 협의했습니다.

박 부대표는 이태우 한국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과 북핵차석대표 협의도 열어 전날 북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최근 한반도 상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했습니다.

지난 15일엔 한국 외교부의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잇따라 통화하며 북한 미사일 대응 방안을 논의했고, 최종건 1차관도 같은 날 저녁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과 통화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관영매체를 통해 전날 탄도미사일 발사가 이동식미사일발사차량(TEL)이 아닌 열차에서 쏘아 올린 철도기동대미사일연대의 훈련이었다고 공개했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이와 관련해 북한이 다양한 이동식 발사대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김준락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한국 군은 북한이 다양한 이동식 발사대를 지속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현재 정보당국은 관련 내용을 분석 중에 있습니다.

한국 청와대는 16일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대내외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미국, 일본, 중국 등 유관국들과의 협의를 한층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양성원,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