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담화 발표 사흘 만에 동해상으로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미국은 북한이 쏘아올린 미사일에 대해 규탄 입장을 밝히면서 미북 대화 재개를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28일 오전 6시 반쯤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사일 한 발을 발사한 북한.
미국 국무부는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해 규탄 입장을 밝히면서도 북한에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한국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한다”며 “이 발사는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위반이고 북한의 이웃 국가와 국제사회에 위협이 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미국은 북한과의 외교적 접근에 전념하고 있고, 북한이 대화에 관여하기를 촉구한다”며 “한국과 일본 방어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철통같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성명을 내고 “우리는 미사일 발사를 알고 있고 동맹,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며 이번 일이 미국 측에 즉각적 위협이 되진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사일 발사는 북한의 불법적인 무기 프로그램의 불안정한 영향을 강조하는 것”이라는 평가도 함께 내놓았습니다.
이는 미 국무부와 인도태평양사령부가 지난 15일 북한이 탄도미사일 두 발을 동해상으로 시험 발사했을 때 내놓은 것과 같은 입장 표명입니다.
한국 군 당국은 한미 정보당국이 포착된 미사일의 제원 특성을 고려해 정밀 분석중이라며 유감의 뜻을 밝혔습니다.
부승찬 한국 국방부 대변인 :북한의 미사일 발사 상황이나 의도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반도 정세 안정이 매우 긴요한 시기에 이뤄진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 청와대도 이날 오전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한국 청와대는 이날 회의 보도자료에서 ‘단거리 미사일’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서훈 실장으로부터 회의 결과를 보고받은 뒤 “최근 북한 담화와 미사일 발사 상황을 종합적으로 면밀히 분석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북한의 이날 미사일 발사와 최근 북한의 군사적 동향 및 담화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앞으로의 대응 방향을 신중하게 정해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담화를 발표하는 한편 미사일을 계속 발사하고 있어 상황을 종합적으로 면밀하게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북한의 의도나 향후 대응 등을 예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미 북핵수석대표 간 논의도 이뤄졌습니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이날 오후 노규덕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유선 협의를 가졌습니다.
이들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최근 담화 등 한반도 상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향후 대응 및 추진 방안 등을 논의하는 한편,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인 관리와 한미 간 빈틈없는 공조 유지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오는 30일 인도네시아에서 대면으로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항공통제기 ‘피스아이’가 이날 북한 미사일 발사 전 경기 오산 상공 등에서 정찰 임무를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민간 항공기 추적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 등에 따르면 피스아이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 3만 피트 상공에서 임무를 수행 중이었습니다.
주일미군 기지에서 출격한 정찰기 한 대도 미사일 발사 전 신호를 포착하고 이날 오전 강원 춘천과 경기 북부 상공을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올해 들어 북한의 무력시위는 이번이 여섯 번째로, 열차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 13일 만이며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시사하는 담화를 내놓은 지는 사흘 만입니다.
앞서 북한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 1월 22일과 3월 21일 순항미사일을 발사했고, 같은 달 25일에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쏘아올린 바 있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양성원,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