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이 지난해 5월 폭파한 풍계리 핵실험장과 관련해 일부 보완작업을 거치면 다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8일 한국 합동참모본부 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박한기 한국 합동참모본부 의장.
박 의장은 북한이 지난해 폭파한 풍계리 핵실험장을 재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보완 작업을 하면 살릴 수 있는 갱도가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습니다.
박한기 한국 합동참모본부 의장: 1,2번 갱도는 현실적으로 다시 살리기 어려울 것이고 3,4번 갱도는 상황에 따라 보완해서 사용할 수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박 의장은 다만 갱도를 재사용하려면 복구 작업에 최소한 수주에서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국정감사에 출석한 합참 고위 관계자도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느 정도 복구 작업을 통해 갱도를 살릴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면서도 아직 복구 움직임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풍계리 핵실험장의 1번 갱도에서는 지난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이, 2번 갱도에서는 2~6차 핵실험이 실시된 바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5월 한국을 포함한 5개국 취재진을 초청해 1차 핵실험 이후 폐기된 1번 갱도를 제외한 2~4번 갱도를 폭파 방식으로 폐기했습니다.
박한기 합참의장은 일각에서 북한이 지난 2일 발사한 SLBM, 즉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북극성-3형’이 3단 구조라는 분석이 나왔지만 한국 군 당국은 2단으로 보고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박 의장은 마지막에 탄이 분리되는 단계를 ‘단’ 분리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단 분리는 최초에 한 번만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 SLBM의 사거리가 50% 늘어난 것과 관련해서는 “고체 연료를 사용해 추력이 그만큼 상승했고 고체 연료 추진체도 개량됐을 것으로 진단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추가 SLBM 발사 가능성 등과 관련해 여러 가지로 추적 중이라며 아직 북한의 SLBM 등이 전력화 단계는 아니지만 발사가 이뤄진다 해도 한국 군은 요격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외교부는 이날 북한의 SLBM 발사에 대해 영국, 프랑스, 독일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공개회의 소집을 요구했다는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닐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헀습니다.
김인철 한국 외교부 대변인: 소집을 요청했다고 보도가 됐는데 그것은 사실이 아닐 것입니다. 회의가 열리는데 그 가운데 기타 의제에서 거론을 하는 것입니다. 한국은 유엔 안보리 주요 이사국과 여러 사안에 대해서 긴밀히 협의하고 있습니다. 대응 방향에 대해서도 협의를 하고 있습니다.
한편 박한기 합참의장은 국정감사를 통해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강조했습니다.
박 의장은 일각에서 제기된 한미동맹 균열 우려와 관련해 한국 군은 어디까지나 한미동맹 기반 하에서 방위역량 강화를 추구하고 있고 또 모든 작전계획을 시행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군 입장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뒷받침하는 초석은 굳건한 한미동맹이라고 밝힌 박 의장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도 한미동맹의 포괄적인 대응능력을 통해 막아야 하는 것으로 어느 한쪽의 전력만으로 막게 돼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합참은 이날 한국과 러시아 공군이 비행정보 교환용 직통전화, 이른바 ‘핫라인’ 설치를 위한 양해각서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합참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업무 보고를 통해 “주변국 항공기의 한국항공방공식별구역(KADIZ) 침범 방지를 위한 군사 외교적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 같은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양국 공군 간 핫라인 설치는 지난 2004년부터 협의가 시작된 것으로 양해각서 문안 협의는 지난해 11월 16일 완료됐습니다.
합참은 양해각서 체결 시기와 형식에 대해서는 추가 협의할 것이라며 오는 22일 한러 합동군사위원회가 개최될 예정이라고 설명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