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코로나19 통제력 커져 자신감…김정은 활동 확대”

0:00 / 0:00

앵커 : 북한이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감염증에 대해 어느 정도 통제력을 갖게 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활동폭도 커졌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해 연설하며 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신형 무기를 과시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감염증 사태를 의식해 활동을 자제했던 올해 상반기와는 달리 김 위원장이 최근 활동 폭을 늘려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 산하 국책연구기관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고재홍 책임연구위원은 27일 ‘북한의 코로나19와 김정은의 군사 행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진단했습니다.

고 책임연구위원은 김정은 위원장이 올 상반기에는 과거와 달리 대면접촉 활동을 급격히 줄이고 평양지역에 한정해서 활동하면서 소수의 특정 간부들만을 접촉하는 등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7월 이후부터는 군 간부들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확대해 나가면서 7월과 9월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를 연이어 개최하고, 전국 노병대회에서 연설하거나 당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을 참관하는 등 하반기 들어 적극적인 군사행보를 이어갔다는 설명입니다.

고 책임연구위원은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 북한이 신형 코로나에 대해 어느 정도 통제력을 갖게 되면서 얻은 자신감이 자리 잡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국제사회의 지원 등에 따라 북한의 신형 코로나 통제능력이 향상됐는데, 특히 신속진단키트 도입 등이 감염병 통제능력을 증대시켜 김정은 위원장의 행보를 확대시킨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은 신형 코로나 사태가 발생한 지난 1월 일찌감치 북중 국경을 봉쇄하는 등 인적교류를 통제하며 방역에 나섰지만 중국과 러시아 등은 이와는 별개로 일찍부터 북한에 진단키트 등 방역지원을 해왔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고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의 신형 코로나 통제능력이 지금보다 더 강화된다면 김 위원장이 현재의 국경통제 및 남북 간 접촉 중단을 제한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모색함에 따라 남북교류 재개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앞서 이인영 한국 통일부 장관도 지난 2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신형 코로나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된다면 이는 이른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 즉 결과나 흐름의 판도를 뒤바꿔 놓을 만한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며 한국 정부가 이를 계기로 한 남북 간 보건의료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이인영 한국 통일부 장관 : 신형 코로나를 중심으로 남북 보건의료협력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자세로 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러면 북한도 경직된 방역체제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을 맞이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고 책임연구위원은 다만 김 위원장과 군 간부들의 대면 접촉이 활발해진 것이 신형 코로나 감염 위협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사실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이 같은 변화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신속진단키트를 비롯한 신형 코로나 방역물품 대북지원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