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북, 잠수함 2대 새로 건조중...SLBM 탑재 가능”

0:00 / 0:00

앵커 :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할 수 있는 잠수함 두 척을 새로 건조하고 있다고 한국 국가정보원이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3일 열린 한국 국가정보원을 대상으로 한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

정보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과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에 따르면 한국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잠수함 두 척을 건조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전략무기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 척은 기존 로미오급 잠수함의 개량형이고 나머지 한 척은 신형 중대형 잠수함으로 구체적인 제원은 분석중이라는 설명입니다.

국정원은 또 지난달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일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된 탄도미사일이 모두 9종, 76대로 사상 최대 규모라며 특히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길이와 직경이 확대되고 탄두중량도 증대됐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열병식에 동원된 북한 지상군의 재래식 전력도 새로 공개된 8종을 포함해 모두 15종, 149대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이번 열병식에서 처음으로 북한의 전자전, 화학전 부대도 공개됐다면서 사진 분석 결과 각각 통신교란용으로 추정되는 개인장비와 생화학 탐지 세트로 추정되는 소형 가방을 착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사호위부대’도 소개됐는데 당중앙위 호위처, 국무위 경위국, 호위부, 호위사령부 등 4개 부대가 지휘관의 얼굴을 포함해 처음 공개됐다는 분석입니다.

국정원은 그러면서 미국 대통령선거를 전후한 북한의 도발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특별한 징후가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의 건강 문제와 관련해서는 몸무게가 집권 후 해마다 증가해 현재는 140kg대에 달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몸무게는 지난 2012년 90kg에서 8년 동안 매년 평균 6~7kg씩 증가해 지금은 140kg이 됐고, 이는 지난해 추정한 130kg보다 증가한 수치입니다.

국정원은 다만 김 위원장의 건강에 별다른 이상 징후는 없으며 젊은 나이인 만큼 비만이 큰 건강 문제는 아니라고 평가했고, 김 위원장이 지난 2014년 족근관 증후군으로 발에 물혹이 생겨 지팡이를 짚고 제대로 걸어 다니지 못했지만 지금은 무리 없이 계단이나 언덕을 오르내리는 정상 보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이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감염증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국경을 봉쇄하는 한편 북중 접경 지역 일부에 지뢰를 매설했다는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국정원은 북한이 신형 코로나로부터 일종의 트라우마, 즉 정신적 외상을 입은 듯 하다며 지난 2월 27일 당 정치부 회의문건에 신형 코로나 유입시 수십만 명이 사망하는 큰 재앙이 올 수 있고 이에 대한 방역 수단이 없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물적·기술적으로 신형 코로나 대응 수단이 없기 때문에 큰 공포심을 갖고 있고, 비상 방역법에도 신형 코로나를 잘 관리하지 못한 간부에게는 사형 선고도 가능하도록 규정돼 있으며 당 중앙위에서도 검열자를 전국에 파견해 방역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데다 신형 코로나 관리 위반은 군법에 따라 처벌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또 북한 내 중환자를 열차로 후송하면 감염병 전파 위험이 있어 철도용 수레를 이용한 사례도 있고, 신형 코로나를 옮길 수 있다는 이유로 한국을 비롯한 외부 물자를 받지 않고 있으며 지난 8월 세관에서 물품을 반입한 직원들이 대규모로 처벌을 받은 사례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여름 북한을 덮친 수해와 관련해서는 “북한 최대 광물 매장지인 검덕 등에서 대규모 침수 피해가 발생해 8~9월 납·아연 생산량이 30%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추곡 출하량도 평균치 대비 20만 톤 정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김정은과 김여정의 위상이 지금보다 강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습니다.

국정원은 내년 1월로 예고된 북한의 제8차 당대회와 관련해 김정은 위원장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한 권력구조 개편과 새로운 대내외 전략 노선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최대 정치 행사로 8차 당대회를 준비하며 민심 수습과 대내외 국면 타개를 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국정원은 또 북한이 10월 열병식 당시 동원했던 장비를 평양에 남겨두고 군단별 훈련에 돌입한 정황이 포착됐다며 이는 당대회를 통해 충성 맹세 의식을 하려는 것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최우선 과제로 연말까지 진행하는 ‘80일 전투’의 차질 없는 추진을 선정했다며 8차 당대회가 북한 체제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어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원수’인 김정은 위원장의 군 관련 지위가 ‘대원수’급으로 격상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과거 김정일은 지난 1992년 공화국 ‘원수’에서 사후인 2012년 ‘대원수’로 추대됐고, 김일성은 한국전쟁 직후인 1953년 ‘원수’ 칭호를 부여받은 데 이어 1992년 ‘대원수’에 오른 바 있습니다.

국정원은 이와 함께 북한이 최근 인민무력성의 명칭을 ‘국방성’으로 변경했다며 이를 국제통용 명칭을 사용해 정상국가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조치로 분석하는 한편, 전략군사령관을 70대인 김낙겸에서 50대인 김정길로 바꾸는 등 군단장급 지휘관의 40% 정도를 물갈이해 노령 간부에서 50대 위주로 군 세대교체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의 통치방식이 현장지도에서 정책지도 중심으로 바뀌었다고 분석한 국정원은 올해 들어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주재한 노동당 정책회의가 모두 17회로 지난 8년 동안의 연평균 3회보다 6배 가까이 늘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현장지도는 김여정 당 제1부부장 등 핵심 측근들이 하고 있는데, 김여정 부부장은 외교안보 뿐 아니라 당 참관 행사의 총괄기획까지 국정 전반에 관여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김여정 부부장이 김정은 위원장 수행을 중단한 2개월 동안 방역과 수해 등 현안을 관장했다는 분석과 함께 8차 당대회에선 현재의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직책이 더 격상될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습니다.

앞서 국정원은 지난 8월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업무보고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통치 스트레스 경감과 정책 실패 시 책임 회피 차원’에서 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 등 일부 측근에게 권한을 위임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하태경 국회 정보위원회 국민의힘 간사 (지난 8월): 위임 통치라는 말이 처음 나왔어요. 위임 통치. 김여정이 국정 전반에 있어서 위임 통치를 하고 있다.

국정원은 또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미국 대통령선거 이후 대미정책 수립 등 외교 문제에 전념하고 있다며 일부 언론이 제기한 ‘강제노역설’을 일축했습니다.

최근 발생한 ‘한국 국민 피격 사망’ 사건과 관련해선 첩보 상으로 북한 측의 시신 수색 정황이 포착되는 등 김정은 위원장이 사건 경위 조사를 지시한 정황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