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을 위한 선거인단 과반수를 확보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첫 전화통화를 가졌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8일 새벽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을 위한 선거인단 과반수를 확보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바이든 후보 측은 현지 시간으로 11일 낸 보도 자료를 통해 바이든 후보가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첫 전화통화를 하며 북한 문제를 포함한 한미 간 공동 과제에 협력하길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통화에서 인도·태평양 지역 내 안보·번영의 핵심축으로써 한미동맹 강화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고, 양측은 민주주의 강화에 대한 상호 관심 뿐 아니라 한미동맹을 뒷받침할 공동의 가치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바이든 후보는 또 북핵 등 북한 문제부터 기후 변화 문제까지 공동의 다른 도전 과제에 관해서도 문 대통령과 긴밀히 협력하길 고대한다고 밝혔고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감염증 사태에 대한 문 대통령의 강력한 지도력을 칭찬하면서 전염병 대처와 세계적인 보건 안전 구축 및 경기 부양·회복에 대한 협력도 약속했습니다.
한국 청와대도 이날 바이든 후보와 문 대통령 간의 첫 통화 소식을 전했습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에게 “한미동맹의 미래지향적 발전과 한반도 비핵화, 평화 정착을 위해 긴밀히 소통하자”고 말했고, 이에 바이든 후보는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을 유지하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가 이날 미국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필라델피아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에 헌화한 것과 대선 기간에 한국의 한 언론에 보낸 기고문 내용을 언급하며 바이든 후보가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점을 거듭 밝혔습니다.
양측은 이날 통화에서 내년 초쯤 가능한 한 조속히 만나 직접 대화할 기회를 갖기로 했고, 이에 따라 이를 위한 양국 간 조율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박영호 서울평화연구소장은 이날 한미 간 통화 내용과 관련해 바이든 후보 측이 전통적인 한미동맹 강화 의지를 나타내는 한편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한 한국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바이든 후보가 미국 부통령이었던 오바마 행정부가 내놓은 외교 중심축을 아시아로 이동시키는 전략의 확장판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박 소장의 설명입니다.
박영호 서울평화연구소장 : 바이든 후보가 미국 부통령이었을 때 '아시아로의 회귀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했습니다. 그것이 인도·태평양 전략으로 확장된 것입니다. 원래는 오바마 행정부 때 아시아로의 회귀 전략에서 시작된 것인 만큼 계속 같은 입장을 보일 것입니다.
한국 청와대는 통화에 앞서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를 열고 굳건한 한미동맹에 기반한 한반도 평화정착과 비핵화 달성 방안을 논의했고, 바이든 후보는 이날 아침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통화하며 미일동맹을 주제로 논의했습니다.
바이든 후보는 아침 8시 반부터 10여분 동안 이뤄진 스가 총리와의 통화에서 일본 방어와 미일 안전보장조약 5조에 관한 미국의 약속을 강조하며 미일 동맹 강화를 위한 강력한 기대를 표시했고, 이에 스가 총리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실현을 위한 미일 연대를 호소하는 한편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한 협조도 요청했습니다.
한일 외교차관 간 통화도 같은 날 이뤄졌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아키바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 취임 후 첫 통화를 하며 상호 관심사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르면 양 차관은 한미일 3국 간 공조와 한일 교류 확대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고, 양국 정상이 일본의 새 내각 출범을 계기로 한 지난 9월 통화에서 한일관계 발전 의지를 확인한 이후 교류와 대화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점을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