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을 방문 중인 마크 밀리 미국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확장억제를 포함한 미국의 한반도 방위공약을 흔들림 없이 지켜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마크 밀리 미국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14일 열린 제44차 한미 군사위원회(MCM) 회의에서 한반도에 대한 확고한 방위공약을 재확인했습니다.
밀리 의장은 이날 회의 종료 직후 발표한 공동보도자료를 통해 미국의 확장억제를 포함한 한반도 방위공약을 흔들림 없이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한반도에 대한 어떠한 형태의 위협에 대해서도 미국의 모든 군사 능력을 사용해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미 양국 합참의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지역 안보 상황에 대한 평가를 보고 받은 뒤 지역 안보와 평화에 기여하기 위한 한미일 등 다국적 협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날 한미군사위원회 회의에는 미국 측에서 마크 밀리 합동참모본부 의장과 필립 데이비슨 인도·태평양사령관,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이, 한국 측에서는 박한기 합참의장과 이성용 합참 전략기획본부장이 대표로 참석했습니다.
한미 군사위원회 회의는 한국 방위를 위한 전략지시와 작전지침을 한미연합사령관에게 제공하고 양국 간 동맹 군사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실시하는 연례 회의로 지난 1978년 처음 개최된 이래 서울과 워싱턴을 오가며 열리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국방부는 북한과의 외교를 위해 한미 연합훈련을 조정할 수 있다는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의 발언이 미국이 밝혀 온 ‘미북 협상에 임하는 유연한 접근법’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최현수 한국 국방부 대변인: 한미 군 당국은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지원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고 한미 연합훈련에 관한 것은 한미의 긴밀한 공조 하에 조성된 형태로 양국 간에 연중 균등한 형태로 시행해 왔음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에스퍼 장관의 발언이 북한으로 하여금 추가 무력도발을 막고 교착 국면에 빠진 비핵화 실무협상에 복귀하도록 견인하려는 의도로 분석했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북 대화 국면에도 대북제재가 완화되지 않자 계속 불만을 터뜨려 온 북한이 지난 13일 국무위원회 대변인 이름으로 한미 연합훈련을 비난하는 담화까지 내자 미국에서 대화를 이어가기 위한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미국 국방부의 기존 입장을 보면, 한미 연합훈련을 안할 수는 없지만 외교활동의 공간을 마련해주기 위해선 군사 훈련 등을 부분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혀 왔거든요. 예상 밖으로 이번 북한의 반발이 강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한 연말 시한이 다가오니까 북한에게 명분을 부여해주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북한의 이번 한미 연합훈련 비난 성명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등 이후의 추가적인 군사행동에 대한 명분을 쌓으려는 의도로 분석했습니다.
그런 만큼 북한이 무력시위 등 이른바 ‘새로운 길’로 나서는 것을 막고 비핵화 협상으로 복귀시키려는 게 미국의 의도라고 진단했습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도 에스퍼 장관의 발언이 미북 비핵화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북한과의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를 이어가려고 하는 것이고 북한에서 때마침 국무위원회 대변인 이름으로 한미 연합훈련을 강하게 비판하니까 그 충격을 흡수하려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신 센터장은 다만 북한이 제시한 연말 시한에 끌려 다니는 경우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어려운 만큼 미국이 시한을 크게 의식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분석했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한미 연합훈련 조정 가능성과 관련해 훈련이 실제로 축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한미 간에 이미 논의가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