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8~11일 방한...“한미동맹·대북공조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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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8일부터 11일까지 한국을 방문해 한미동맹과 대북공조 방안을 논의합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무부와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오는 8일 3박4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합니다.

미국 국무부는 이와 관련해 보도 자료를 내고 비건 부장관이 방한 기간 동안 한국의 당국자들과 만날 것이라면서 “한미동맹과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안정, 번영에 대한 공동의 약속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또 대북정책과 관련해서도 지속적이고 긴밀한 조율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국 외교부도 7일 비건 부장관이 최종건 한국 외교부 제1차관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해 한미고위급협의를 할 예정이라면서 오는 9일에는 최종건 차관과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잇달아 만나 한미동맹과 대북협력 방안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11일에는 강경화 한국 외교부 장관이 비건 부장관을 초청해 만찬을 가지면서 그간 미국 측이 한미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 정착방안 진전을 위해 노력해 준 것을 평가하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를 가져줄 것을 당부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한국 통일부도 이인영 장관이 비건 부장관의 방한 기간 중 면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여상기 한국 통일부 대변인 :이인영 한국 통일부 장관이 비건 부장관과 면담을 할 예정입니다. 구체적인 날짜는 추후에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비건 부장관이 이번 방한을 통해 그간 인연을 맺어온 한국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국가정보원, 통일부 당국자들과도 두루 만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문재인 한국 대통령을 만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또 10일 오후에는 한국의 민간연구기관인 아산정책연구원을 방문해 연설을 할 예정으로, 이 같은 자리를 통해 그 동안의 대북 협상에 대한 소회를 공유하고 북한에 대한 메시지를 발신할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대북 실무협상을 총괄해온 비건 부장관의 이번 방한은 사실상 현직으로서의 마지막 방문이 될 전망입니다.

박영호 서울평화연구소장 :대북정책과 관련한 그 동안의 한미 간에 해온 협의를 정리하고, 또 비건 부장관이 내년 1월이면 사임할 테니 마지막 인사의 성격도 있을 것입니다. 최근에는 한국 외교부 측에서 워싱턴DC를 방문했는데 그에 대해서 미국에서도 한국을 방문하는, 그런 형식적인 측면도 있을 것입니다.

비건 부장관의 이번 방한에는 알렉스 웡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부대표와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한반도 보좌관이 함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임기가 내년 1월 20일로 종료되는 만큼 이번 방한에서는 미북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메시지보다는 미국의 정권이양기 동안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란 관측입니다.

특히 내년 1월 제8차 당대회를 예고한 북한이 미국의 새 행정부 출범에 맞춰 대미전략을 수정하며 압박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한미 당국 간 협의가 진행될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북한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미국에 새 행정부가 들어서는 시점에 맞춰 핵실험이나 장거리미사일 발사,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등 도발을 감행하며 주도권을 쥐기 위한 기선제압에 나선 바 있습니다.

지난 2018년 8월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맡은 비건 부장관은 이듬해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미북 정상회담에 앞서 실무협상을 주도했고, 같은 해 12월 국무부 부장관으로 승진하면서도 대북정책특별대표 직함을 유지해 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강경화 한국 외교부 장관은 북한의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감염증 대응과 관련해 “좀 이상한 상황”이라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강경화 장관은 지난 5일 한 신형 코로나 관련 국제회의 연설을 통해 “북한이 한국의 신형 코로나 대응 지원 제안에 반응하지 않고 있다”며 감염병과 관련한 현 상황이 ‘북한을 더욱 북한답게’, 즉 의사결정이 폐쇄적인 환경에서 정상으로부터 하향식으로 이뤄지며 충분한 토론도 이뤄지지 않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강 장관은 북한이 여전히 북한 내에 신형 코로나 확진 사례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를 믿기 어려우며, 북한은 현재 자국 내에서 신형 코로나를 통제하는 데 매우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강경화 한국 외교부 장관 :북한은 여전히 신형 코로나 확진 사례가 북한에 없다는 믿기 어려운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모든 징후는 그들이 북한 내에 없다고 주장하는 그 감염병을 통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조금 이상한 상황입니다.

강 장관은 그러면서 한국은 북한에 신형 코로나와 관련한 도움을 줄 준비가 돼 있다며 공중 보건을 위한 지역 협력체에 북한을 초대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