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북, 제재·코로나 장기화로 경제난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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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로 북한의 경제적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서재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19일 북한이 지난달 제8차 당대회를 통해 발표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에 대해 매우 희망적인(aspirational) 목표라고 지적했습니다.

뱁슨 전 고문은 이날 미국 뉴욕의 민간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가 개최한 화상회의에서 현재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와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로 인한 국경봉쇄 등으로 인해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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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의 민간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가 19일 북한 경제를 주제로 한 화상회의를 개최했다. 출처: 코리아소사이어티 유튜브 화면 캡쳐

그러면서 북한이 8차 당대회 이후 개최한 최고인민회의에서 2021년 예산 수입 증가율을 1퍼센트도 안 되는 0.9퍼센트로 잡았다며 이는 북한이 경제적으로 깊은 수렁에 빠져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뱁슨 전 고문은 이어 북한이 현 상황을 벗어나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무역을 재개하고 현금을 확보해야 하는데 제재와 신형 코로나로 막혀 재정적으로 매우 궁핍한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 :북한 당국은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사이버 공격은 북한이 (불법적으로)현금 확보를 하는 방법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북한은 할 수 있다면 사이버 공격을 늘릴 것이라는 점은 놀라운 사실이 아닙니다.

김병연 서울대 교수는 이 자리에서 북한이 이번 8차 당대회에서 경제 상황과 관련된 구체적인 수치를 직접 언급함으로써 의도치 않게 대북제재의 혹독한 효과까지 드러내고 말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김병연 교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당대회에서 새로운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시멘트 생산목표를 800만 톤이라고 밝혔는데 5개년 계획의 연간 성장률을 9퍼센트로 가정하고 계산해보면 지난해 북한의 시멘트 생산량을 최대 520만 톤 정도로 추정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앞서 한국은행이 대북제재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 2016년 북한의 시멘트 생산량을 약 710만 톤으로 추정한 바 있는데, 이와 비교하면 지난해 북한의 시멘트 생산량은 4년 만에 25퍼센트 이상 급감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입니다.

김병연 서울대 교수 :시멘트 산업의 경우, 북한 내에서 원료가 생산되고 건설 붐이 일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다른 제조업에 비해 더 자립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멘트 산업조차 대북제재와 코로나 사태로 고통받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앞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2017년 12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토석류와 시멘트 등의 공급·판매·이전을 금지하는 내용의 대북제재 결의 2397호를 통과시킨 바 있습니다.

김병연 교수는 그러면서 북한이 한국과의 경제협력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선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