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한미정상회담·연합훈련 계기 도발가능성”

2일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임진강변에서 북한 군인들이 초소 근처에 모여 있다.
2일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임진강변에서 북한 군인들이 초소 근처에 모여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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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이번 주에 열릴 한미 정상회담이나 오는 8월로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 등을 계기로 군사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서재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18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가 ‘북한의 변화,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서울에서 개최한 남북 관계 전문가 토론회.

한국의 전문가들은 오는 21일 열릴 한미 정상회담이나 8월로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에 맞춰 북한이 군사 도발을 해올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박영자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이 자리에서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와 태풍 피해, 북중 무역 급감 등으로 북한 주민들의 생존 불안이 심화된 상황이라며 북한 당국이 그 책임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한국의 약속 불이행 등으로 돌려 대외적 긴장을 고조시킴으로써 내부 불안을 잠재우려 할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면서 파국 국면을 불러올 추가 핵실험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집중하고 있는 첨단전략무기 개발 과정에서 신형 무기를 실험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오는 8월 한미 연합훈련이 중대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같은 토론회에 참석한 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상반기부터 8월 한미 연합훈련까지, 또는 훈련 이후부터 내년 상반기 한국 대통령 선거까지 두 국면에서 북한이 위기 강도를 점차 증대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가능한 도발 수준은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아닌 이른바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개량형이나 신형 순항 미사일 등을 중심으로 한 시험발사가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 연구위원은 또 북한이 비핵화보다는 ‘핵군축’을 지향하면서 고도화된 핵전력 구축과 핵미사일 능력 강화에 집중하는 가운데 이를 위해 미북·남북관계 개선보다는 대내 문제에 집중하며 북중 밀착을 통한 이른바 ‘그럭저럭 버티기’를 이어갈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북한이 현재 ‘강대강 선대선’ 기조를 통해 대미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8월 한미 연합훈련이나 미국의 추가 제재 압박 등에 따라 단계적으로 군사행동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김 교수는 또 북한이 한미 정상회담이나 미국의 대북정책 공식 발표 이후 김여정 당 부부장이 지난 3월 담화에서 밝힌 대로 남북 군사합의 파기와 대남 대화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금강산국제관광국을 비롯한 관련 기구 폐지 등과 관련된 공식 발표나 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했습니다.

당장 이번 주에 열릴 한미 정상회담이 북한 도발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이정철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이 자리에서 “북한 군부가 ICBM 및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군사 실험에 대한 기술적인 필요를 느낄 것”이라며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전후한 시기를 겨냥한 도발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내세운 ‘조정된 실용적 접근’이 북한의 대응에 따른 조정이라는 의미를 담은 만큼 북한의 태도에 따라 미 행정부가 강경 대응해 위기 국면이 조성될 가능성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