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미 대북특별대표 임명은 북에 대화 요청한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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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미국이 대북특별대표를 임명한 것은 북한에게 대화의 재개를 공개적으로 요청한 것과 같다며 북한의 호응을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서재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26일 최근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이 안보와 평화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진전시킬 수 있는 확고한 공감대를 마련했다고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5당 대표 간담회에서 공동성명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을 공동의 목표로 명시하고, 이를 위한 외교와 대화의 출발점으로 2018년 남북 판문점 선언과 미북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명기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존의 미북, 남북 간 합의의 토대 위에서 북한과의 대화를 재개하고, 평화의 시계를 다시 돌릴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 : 미국이 대북특별대표를 임명한 것은 북한에게 대화의 재개를 공개적으로 요청한 것과 같습니다. 북한도 호응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남북 대화와 협력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담은 것은 남북관계의 발전을 위해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청와대와 각 정당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선 코로나19로 인해 과거처럼 많은 병력이 대면훈련을 하는 것은 여건상 어렵지 않겠냐고 언급하며 훈련의 시기와 방식, 수준에 대해선 추후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제1야당 국민의힘의 김기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번 한미 공동성명에서 북한 인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협력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며 해당 선언이 진정성을 갖기 위해선 후속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저희 당은 한결같이 대북전단금지법을 이제는 폐지해야 된다라는 입장을 가지고 있고, 북한 인권대사의 임명과 북한인권재단 이사의 임명을 조속히 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이런 가운데 박지원 한국 국가정보원장은 2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습니다.

박지원 원장은 출국 직전 문재인 대통령의 후속 메시지가 있는지와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만나는지 등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박 원장은 뉴욕과 워싱턴 디씨를 차례로 방문해 미국 측과 한미정상회담 후속 조치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지난 21일 정상회담에서 2018년 남북 판문점 선언과 미북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존중해 북한과의 대화를 이어가기로 합의한 만큼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구체적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박 원장의 구체적인 동선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우선 카운터파트, 즉 대화 상대인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비롯한 미 정보기관 관계자들과 만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박지원 원장이 뉴욕에서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와 접촉할 것이란 관측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정원은 박 원장의 동선이나 북한 관계자 접촉 여부 등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과 비공개 협의를 할 가능성을 열어두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북한과의 협상을 수행하는 핵심을 국무부로 하겠다고 한 만큼 박 원장의 방미 목표나 협의할 내용들이 명확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박 원장은 지난 12일 일본에서 한미일 3국 정보기관장 회의를 했으며, 이 회의에 참석했던 애브릴 헤인스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지난 12∼14일 방한해 문 대통령을 예방하고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박 원장을 만나 한반도 정세에 대한 인식을 공유한 바 있습니다.

한편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미국 현지시간으로 25일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과 전화 통화를 갖고 북한 문제 등을 논의했습니다.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국은 인터넷사회연결망인 트위터를 통해 성 김 특별대표가 후나코시 국장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미일 양국의 공동 의지를 재확인하고 그 밖에 다른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 :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가 가장 강조하는 것 중의 하나가 북한 문제에 대한 한미일 3국의 협력이죠. 그래서 성 김 대표가 일본 쪽 카운터파트한테도 전화를 한 것은 이 맥락에서 한미 정상회담 이후에 한미가 논의했던 북한 문제에 대해 일본에 알려주는 의미가 있다고 판단됩니다.

앞서 김 특별대표는 한미 정상회담 다음날인 지난 22일 노규덕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도 통화를 하고 한반도 사안들을 논의했습니다.

26일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김 특별대표는 통화에서 대북정책 검토 과정에서 긴밀히 협력해 온 노 본부장과 앞으로도 계속 긴밀히 공조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노 본부장은 임명 축하 인사와 함께 한반도 비핵화 관련 사안을 잘 이해하고 있는 김 특별대표가 미북 대화 재개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양측은 또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외교와 대화가 필수적임을 확인했습니다.

이와 함께 앞으로 한미 정상 간 협의 내용이 조기에 이행될 수 있도록 관련 사안 협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가급적 이른 시일 내 차기 협의를 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