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대화 요청에 호응 안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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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미국과 한국의 대화 재개 요청에도 북한이 한동안 호응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한국 내에서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서재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희옥 성균관대 교수는 4일 한미가 최근 열린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에 속히 입장을 정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희옥 교수는 이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가 주최한 학술회의에서 북한의 경우 한미 정상회담을 통한 메시지가 추상적이라고 판단하고 일단 기다려 보겠다는 입장으로 보인다며 다른 추가조치가 나오거나 오는 7월 1일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행사가 열리는 시점까지 기다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희옥 성균관대 교수 : 오는 7월 11일은 북중 간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에 관한 조약을 체결한지 6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그런 가운데 북한이 상대적으로는 중국의 의존도를 훨씬 더 높인 상태에서의 전략 관리를 하게 되면 우리한테 훨씬 더 기회가 어려워지고…

같은 행사에 참석한 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현재 한국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당장 북한의 호응을 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양 교수는 한국 정부의 현 상황과 관련해 미북 교착상태 장기화와 미중 갈등 격화 속에서 운신의 폭이 좁아지고 있는 상태라며 긴 호흡으로 북한에 접근해 나가는 정책을 펴야 하는 시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남북관계는 그 속성상 예상치 못했던 시점에 특정 사건을 계기로 급속히 풀려나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특성을 보인다며 남북 간 합의 이행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는 모습을 북한에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또한 최근 북한의 동향을 보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쉬운 일이 아닐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정세현 부의장은 지난 1월 개정된 북한의 노동당 규약에서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의 과업을 수행’ 등의 표현이 빠진 것을 언급하며 북한이 통일에 대해 ‘잘못하면 남한에 흡수당할 수 있다’며 걱정을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북한이 유엔에 우리보다 먼저 가입 신청을 할 때부터 그들은 '원 코리아', 즉 하나의 한국이 아니라 '투 코리아', 두 개의 한국을 기정사실화 했다고 봅니다. 30년 동안을 그렇게 지내오다가 최근에 그것을 법·제도적으로도 투 코리아로 공식화해버렸습니다.

이어 북한이 지난해 말 한국 영상물의 시청과 유포의 처벌을 강화하며 ‘반동 사상문화 배격법’을 제정한 것 등을 거론하며 유난히 비사회주의·반사회주의와의 투쟁을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정 부의장은 이 같은 상황에서 향후 미북 대화가 열리고 남북 당국 간 대화가 열렸을 때 과거처럼 북한이 민간 차원 지원이나 정부 차원의 교류 협력을 순순히 받아들일지 걱정이라고 우려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