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당 전원회의 소식 ‘잠잠’…한국 정부 “동향 주시”

사진은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앞두고 8일 열린 당 중앙위원회와 도당위원회 책임비서 협의회 모습.
사진은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앞두고 8일 열린 당 중앙위원회와 도당위원회 책임비서 협의회 모습.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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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6월 상순에 개최하기로 한 노동당 전원회의에 대한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는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서재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5일 관영매체를 통해 이달 상순 제8기 제3차 노동당 전원회의 개최를 예고한 북한.

11일까지도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매체에는 관련 보도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 매체는 통상 주요 행사를 개최 이튿날 보도하는데, ‘상순’이 그 달의 10일까지로 여겨진다는 점에서 11일엔 관련 보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아직도 잠잠한 것입니다.

한국 통일부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당 중앙위 제3차 전원회의 개최에 대한 북한의 보도는 아직 없는 상황이라며 한국 정부가 관련 동향을 계속 주의 깊게 지켜볼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 관영매체에 따르면 이번 회의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4일 당 중앙위 제8기 제1차 정치국회의를 열어 상반기 국가사업 전반실태 총화를 위해 소집 결정한 것입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이와 관련해 김정은 총비서가 직접 3차 전원회의 소집과 그 이유를 대내외적으로 밝힌 만큼 ‘상순’의 의미를 고려해 오는 15일까진 회의 개최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04년 북한 과학백과사전출판사가 펴낸 ‘조선말사전’의 ‘상순’의 항목을 보면 ‘한 달을 둘로 똑같이 나눈 첫째 번이 되는 기간, 곧 초하룻날부터 보름날까지의 사이’라는 뜻풀이도 실려 있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지난 4월 개최된 청년동맹 대회 때와 같이 북한이 예고한 시기와 실제 개최한 시기 사이에 차이가 났던 경우들이 있었다며 전원회의도 연기된 것이 아니라 조만간 열릴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반년 만에 세 번의 전원회의를 여는 것은 처음이라며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금년도 목표 달성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만큼 전원회의에서 현 상황 진단과 타개 전략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미 완공이 됐다고 북한이 공언한 순천 인비료공장에서도 비료 생산 소식이 안 들리고 있고, 평양시 1만세대 주택 이야기도 최근 노동신문에서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 최근에 식량 가격도 급증했고, 물론 이게 보릿고개이기도 하지만 식량난의 구조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여러 가지로 어려운 위기보다 더 심한 사면초가 상황이 아닌가 싶고요.

박원곤 교수도 올해 상반기에만 3차례 전원회의를 여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경제 부문의 경우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진행상황을 점검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이고 대미 메시지 등 대외정책에 대한 내용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가 끝났고, 얼마 전에 한미 정상회담도 있었습니다. 물론 김명철이라는 개인 이름으로 나오기는 했습니다마는 아직은 공개적인 입장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지난 1월 개정된 노동당 당규약에서 신설된 당 중앙위원회 제1비서 선출권도 전원회의에 있는 만큼 이번에 선거가 이뤄질지도 주목됩니다.

조한범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2인자’인 제1비서라는 직책을 두는 것 자체가 독재 체제에선 위험요소이기 때문에 당분간 공석으로 두고, 궁극적으로는 김씨 일가의 가족 정치를 위해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을 추후에 임명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