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충분히 구체화되기 전까지는 미국과 한국의 대화 제의에도 불구하고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서재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17일 교착상태에 빠진 미북관계와 관련해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를 완전히 단절하려는 것이 아니라 끌려가지 않는 동등한 입장에서 자신들이 대화를 주도하려는 차원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김용현 교수는 이날 한국 내 민간단체인 민족통일협의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북한이 현재 미국에 신중히 접근하고 있다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대북정책을 구체화하고 선제적으로 움직인다면 북한도 이에 맞춰 대응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 :바이든 정부가 어떤 대북정책과 대한반도정책, 북핵정책을 꺼내는가에 따라서 북한이 움직이겠다는 것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현재 생각입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 2019년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에서 크게 당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의 대미 또는 대남 정책을 두 단어로 표현한다면 '신중' 그리고 '고민 중'인 것 같습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북한이 과거 미국의 새로운 행정부가 출범하면 무력시위를 통해 그 반응을 확인하는 행태를 보여왔는데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 않았고, 이 또한 북한이 미국에 대해 신중한 접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대남관계에 대해서는 북한이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만큼 미북관계가 풀리지 않는다면 남북관계 개선에도 굳이 나서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이날 한국의 한반도선진화재단이 주최한 화상 토론회에서 북한이 요즘 들어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이 강화된 것으로 인식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낼 가능성은 작다고 진단했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나름대로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굉장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기는 했습니다만 북한이 싫어하는 이야기들이 계속 나왔습니다. 북한 인권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나왔고, 바이든 대통령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위협이라는 인식을 분명히 나타냈습니다.
박 교수는 미북 간의 비핵화 협상이 재개된다고 하더라도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에 대해 신고와 검증이 수반된 핵물질 생산시설의 동결을 요구할 것이라며, 이는 북한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인 만큼 북한 비핵화의 진전은 힘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