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볼턴 회고록, 사실 왜곡…한미동맹 저해 우려”

0:00 / 0:00

앵커 : 한국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존 볼턴 전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에 대해 사실을 왜곡했으며 한미동맹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서재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청와대는 22일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발간에 대해 기본을 갖추지 못한 부적절한 행위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한미 정상 간 진솔하고 건설적인 협의 내용을 볼턴 전 보좌관의 편견과 선입견을 바탕으로 왜곡했다는 것이 청와대 측의 설명입니다.

정의용 한국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이날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통해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이 정확한 사실을 반영하지 않고 상당 부분 사실을 크게 왜곡하고 있다고 강력 비판했습니다.

정 실장은 정부 간 상호 신뢰에 기초해 협의한 내용을 일방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외교의 기본 원칙을 위반한 것으로 향후 협상의 신의를 매우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부적절한 행위는 앞으로 한미동맹 관계에서 공동의 전략을 유지, 발전시키고 양국의 이익을 강화하는 노력을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 실장은 이와 함께 미국 정부가 이러한 위험한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정의용 실장의 입장은 지난 21일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 전달됐다고 윤도한 수석이 설명했습니다.

정 실장은 두 차례 미북 정상회담과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 과정에서 볼턴 전 보좌관의 카운터파트, 즉 상대로 일했습니다.

한국 청와대 관계자는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내용 중 지난 2019년 판문점에서 열린 미북 두 정상의 회동 부분에 대해선 당시 보도를 살펴보면 볼턴 전 보좌관의 역할이 뭐였는지 쉽게 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회고록의 사실 여부를 떠나 그 내용이 외교, 안보와 직결되어 있는 만큼 한반도 정세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 : 미국과 대화를 하는데 그 내용이 곧 공개된다면 어떻게 속에 있는 이야기를 할 수 있겠습니까? 여러 측면에서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이 북한 핵문제를 풀어가는데 부담이 되고 한미동맹 강화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신 센터장은 그러면서 현재 북한이 미국에 대해 침묵하고 있지만 향후 다시 미국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때 볼턴 전 보좌관 회고록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오는 23일 두 차례의 미북 정상회담과 판문점 회동 등 미북, 한미 간 외교전의 막후에서 일어난 내용을 담은 자신의 회고록인 ‘그것이 일어난 방’을 출간할 예정입니다.

한편 미국 백악관은 정의용 실장의 주장과 관련한 2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 요청에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고 국무부는 이날 오후까지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8일 자신의 인터넷 사회관계망 트위터를 통해 "볼턴의 책은 거짓말과 허구로 가득 찼고 나를 나쁘게 보이기 위한 의도로 쓰여졌다. 나에 대한 말도 안되는 언급은 모두 있지도 않은 것들을 그가 지어낸 것이고, 순전히 허구"라고 말했습니다. (Bolton’s book, which is getting terrible reviews, is a compilation of lies and made up stories, all intended to make me look bad. Many of the ridiculous statements he attributes to me were never made, pure fic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