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리선권 담화 입장 없어...대화 재개 위해 노력”

0:00 / 0:00

앵커 : 한국 통일부는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재차 일축한 리선권 북한 외무상의 담화에 특별한 입장을 내지 않고, 북한과의 대화와 협력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서재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24일 최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과 리선권 북한 외무상의 잇단 담화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국과 그 어떤 접촉 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않는다는 리선권 외무상의 담화는 지난 22일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에서 밝힌 입장을 다시금 확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담화에 대해 특별히 논평할 입장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한반도 정세를 평화적이고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가장 좋은 길은 대화와 협력에 있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에는 전혀 변함이 없다고 강조하며 앞으로도 미북, 남북 간 대화 재개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당국자는 이어 학계의 분석 중에는 최근 두 담화가 이례적으로 짧고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은 없었던 점에 주목하는 견해도 있다고 언급하며 어떤 하나의 가능성을 예단하기보단 북한의 태도를 더 면밀히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 22일 미국의 미북대화 재개 기대감은 “스스로 잘못 가진 기대”라고 말한 데 이어, 전날 리선권 북한 외무상은 “우리는 아까운 시간을 잃는 무의미한 미국과의 그 어떤 접촉과 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 청와대는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최근 대북 대화 재개와 관련된 한반도 정세를 점검하고, 유관국들과 더욱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한국 군은 최근 김 부부장과 리 외무상의 담화 발표 이후 북한의 동향에 대해 현재까지 특이동향은 없으며 확고한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한국 군은 한미 정보당국 간의 긴밀한 공조 하에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확고한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고, 현재까지는 추가로 설명할만한 활동들은 없습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지속적인 대화와 소통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의 상호 신뢰를 이끌 수 있다며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돌아오게 할 방법으로 코로나19 백신 외교를 제안했다고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가 24일 보도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일 타임지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내년 3월 한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현재 한반도 평화가 유지되고 있지만 이는 매우 깨지기 쉬운 평화이며 언제든지 흔들릴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비핵화와 제재 완화의 지속적인 ‘순환’(cycle)이 결국 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같은 북한의 가장 치명적인 자산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에 대해선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매우 솔직(honest)하고 열정적이며 강한 결단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문 대통령은 김 총비서가 자신에게 “우리 미래 세대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물려주어야 하며 우리 아이들까지 핵을 머리에 이고 살게 할 수 없다”고 말했었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타임지는 이 같은 문 대통령의 설명에 대해 김 총비서는 자신의 고모부와 이복형을 살해했으며 지난 2014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의 보고서에 따르면 몰살과 고문, 강간, 기근 장기화 야기 등 ‘반인륜 범죄’를 주도한 인물이라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