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교단체 “북에 성경책 담은 대형풍선 보내”…통일부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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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한국 통일부는 한국의 한 선교단체가 성경책을 넣은 대형풍선을 북한으로 보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서재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선교단체인 ‘한국 순교자의 소리(Voice of the Martyrs Korea)’는 26일 최근 인천 강화도에서 성경책을 넣은 대형풍선 4개를 북한으로 보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25일 강화도에서 날린 대형풍선이 휴전선을 따라 북상하다가 북한 철원군 지역으로 넘어간 것을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를 통해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붉은 선(GPS이동경로)은 4개의 풍선이 강화를 출발해 북한 국경(흰색 선)을 지나는 모습을 보여준다.
붉은 선(GPS이동경로)은 4개의 풍선이 강화를 출발해 북한 국경(흰색 선)을 지나는 모습을 보여준다. (출처: NK News)

한국 순교자의 소리가 공개한 대형풍선의 이동 궤적 위성사진에는 2020년 6월 25일 23시 59분으로 추정되는 숫자가 좌측 상단에 적혀 있습니다.

현숙 폴리 한국 순교자의 소리 대표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풍선을 띄우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북한에 성경을 보내기 위함이라며 앞으로도 북한에 계속 풍선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숙 폴리 한국 순교자의 소리 대표 : 18년 전에 북한에서 지하교인을 만났습니다. 거기서 그분이 저희에게 요청한 것이 풍선으로 성경을 받았으면 좋겠다, 라디오로 복음을 들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해서 저희가 약속을 했습니다. 그래서 여태까지 매년 4만권의 성경을 보내왔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대형풍선을 통해 북한에 성경책을 보냈다는 한국 순교자의 소리 측의 주장에 대해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조혜실 한국 통일부 부대변인: 한국 정부가 대북전단과 물품 등 살포금지 방침을 밝히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물품을 북한에 살포하려고 시도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순교자의 소리는 이미 수사 의뢰가 된 단체로서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앞서 한국의 경기도는 지난 23일 대북전단과 물품 살포와 관련된 탈북민 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과 큰샘,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 대북풍선단, 선교단체인 순교자의 소리 등 모두 4개 단체를 자금 유용 등의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현숙 폴리 한국 순교자의 소리 대표는 지난 15년동안 매년 풍선 사역을 진행해오면서 한국 정부, 경찰 등과 협력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며 단체의 모든 활동은 재정적으로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경찰은 26일 대북전단과 물품 살포활동을 해온 탈북민 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과 큰샘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지난 10일 자유북한운동연합과 큰샘을 남북교류협력법 등의 위반 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바 있습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이날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 국민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행사한 것에 대해 압수수색을 한 것은 부당하다며 앞으로도 북한 주민들을 위해 대북전단을 계속 날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 앞으로도 김정은의 폭정이 계속되어서 2천만 북한 인민의 희생이 되는 한, 북한에서 정치범수용소가 운영되는 한, 우리 탈북민들의 진실의 목소리인 대북전단은 계속 사랑하는 북한 동포에게 진실을 전할 것입니다.

앞서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 22일 경기도 파주시 모처에서 ‘한국전쟁 참상의 진실’이라는 제목의 대북전단 50만장을 20개의 대형 풍선에 매달아 기습 살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큰샘의 경우, 지난 21일 인천 강화군 석모도에서 쌀을 담은 페트병을 북한에 보내려 했지만 북한의 협박으로 한국 국민들이 불안해한다며 잠정 보류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4일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남북관계 단절을 위협했고 현재까지 남북 통신연락선 차단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을 실행에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