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북, 내부·국제회의 화상으로 개최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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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감염증 사태 이후 여러 회의를 화상으로 개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한국 통일부에서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서재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20일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 중앙위원회 제7기 제2차 전원회의 확대회의가 전날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보도한 북한 관영매체.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해당 소식을 언급하며 “북한에서는 지난해부터 여러 회의들을 화상으로 개최하는 동향이 이어졌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경향은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감염증 확산이 시작된 시점과 맞물린다는 설명입니다.

이 당국자에 따르면 지난 13일 북한 노동자 단체인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확대회의와 지난달 조선적십자 대회, 지난 3월 도쿄올림픽 불참을 결정한 조선올림픽위원회 총회 등도 모두 화상회의로 개최됐습니다.

북한이 내부 회의 뿐 아니라 국제회의에 화상으로 참여하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미국·중국 등과 양자로 화상회의를 하는 동향이 관측된 적은 아직 없지만, 다자회의 등에는 화상방식으로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주 북한이 처음으로 자발적 국가별 검토(VNR) 보고서를 제출한 유엔 고위급 정치포럼(HLPF)과 지난달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지난 3월 유엔 인권이사회, 지난 1월 제네바 군축회의 등에도 북한이 화상으로 참여해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처럼 북한이 신형 코로나 확산 이후 여러 방면에서 화상회의를 활용하는 동향에 맞춰, 한국 통일부는 지난 4월 향후 남북 비대면 대화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남북회담본부에 영상회의실을 구축한 바 있습니다.

북한이 내치 위주의 행보를 보이면서 내부 결속을 강조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북한 내 각종 회의체 등을 통해 사상 단속과 헌신 요구 등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전날 북한 관영매체에 실린 공동 논설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8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정책노선인 ‘이민위천, 일심단결, 자력갱생’을 거듭 강조했고, 이날 사설은 현 상황을 ‘역사에 유례가 없는 엄혹한 시련과 난관’이자 ‘모든 것이 어렵고 부족한 상황’으로 진단했다며 이같이 분석했습니다.

북한의 식량 사정과 관련해서는 외부 분석과 북한 매체, 회의체 언급 등을 토대로 볼 때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식량을 포함한 전반적인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인도적인 수요가 있는 경우 적절한 시점에 규모 있는 식량 지원 등이 이뤄져 어려움을 덜어줄 필요가 있고, 인도 협력 사안은 중단 없이 계속돼야 하며 북한의 식량 사정 악화가 계속 예상되는 상황에서 필요한 준비는 계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기사작성: 자유아시아방송 서재덕 기자;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